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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예식 수요가 줄면서 연간 50억원에 달하는 임대료에 부담을 느낀 울산동천컨벤션 웨딩홀이 운영한지 3년도 안돼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지역 웨딩 업계는 기존 사업자가 높은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 운영권을 반납하고 다른 법인 명의로 재입찰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합법을 가장한 꼼수'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9일 울산시설공단 등에 따르면 울산종합운동장 내 울산동천컨벤션 웨딩홀을 운영하고 있는 성우산업개발㈜은 지난 5월 운영권 포기 의사를 울산시설공단에 전달했다. 

종합운동장 컨벤션웨딩홀은 1만 3,388㎡ 면적에 예식장과 연회장 각 4개로 구성돼 있고 주차장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곳으로 울산시설공단이 임대업체를 선정해 운영해오고 있다. 

2018년 입찰 당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여러 업체들이 눈독들이던 시설이다. 

성우산업개발㈜은 51억1,000만원을 써내 최고가로 낙찰 받았다. 당시 같은 시기에 입찰한 2위 업체는 40여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고, 업계에서는 예상보다 높은 낙찰 가격에 운영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었다. 

결국 동천컨벤션웨딩홀 사업자인 성우산업개발㈜은 2018년 8월부터 울산동천컨벤션 웨딩홀로 운영해온지 3년도 채 안된 지난 5월 사업을 포기했다.   

웨딩홀 측은 울산시에 코로나19로 운영이 어려우니 수차례 임대료 인하 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 회복이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운영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천컨벤션웨딩홀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웨딩업계가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에만 30억원 적자를 냈다"라며 "불가피하게 사업권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울산의 대표 웨딩홀이라는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예식 예약을 한 예비부부들에게는 새 사업자가 선정될때까지 책임지고 예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시설공단은 새 사업자를 찾기 위한 절차를 진행을 하고 있다. 최고가 입찰을 기준으로 오는 11일까지 입찰을 진행한다. 

예정가격은 21억여원 선으로 이보다 높은 최고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개찰은 14일 진행된다. 

이 같은 소식에 지역 웨딩업계에서는 동천컨벤션웨딩홀 측이 다시 입찰에 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임대료를 낮춰 운영하면 적자를 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경기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웨딩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업체 재선정에 대한 우려에 울산시설공단은 "사업포기 법인은 동일물건에 한해 3년 동안 재입찰을 제한하고 있다"라며 "새 사업자 선정으로 인한 고용이나 예식 피해 등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업체에 수차례 공문을 보내 관련 사실을 알렸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법인으로 입찰에 응할 경우 동일사업자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 꼼수 입찰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만약 기존 동천컨벤션웨딩홀 측이 사업권을 얻는다면 직전의 높은 임대료는 피하면서도 다시 사업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동천컨벤션웨딩홀 측도 재입찰 여부에 대해 "고려를 안한것은 아니다. 다만 기업평점이 중요해지면서 고민하고 있다"라고 답하며 재입찰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웨딩업계 관계자는 "비싼 사업권을 반납하고 재입찰로 싼 사업권을 노린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라며 "업계에서는 합법을 가장한 꼼수로 시장 질서를 흐리고 있다는 말이 무성하다. 입찰 내용 역시 업계에서 소수만 알 정도로 알려지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강은정기자 usk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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