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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호 정치부 기자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매년 6~7월쯤 차기 시당위원장을 뽑을 때마다 '합의추대' 됐다고 발표해 왔다. 
 
그러나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겉으로는 합의추대의 형식을 띄지만 속내는 돌아가며 맡아 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선거가 있는 철이면 경륜과 경험을 두루 갖춘 다선이 맡는 것도 관행 중 하나로 여겨졌다.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모두 실시되면서, 정가에선 차기 시당위원장에 누가 올라설지 관심이 집중됐다. 최다선인 4선의 김기현 의원은 당 원내 수장을 맡게 되면서 시당위원장까지 겸직하기는 어렵게 되자, 그다음 선수가 높은 3선의 이채익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그러나 이 의원의 고사로 원내에선 권명호(동구), 서범수(울주), 박성민(중구) 등 초선 3인방 중 한명에게 공이 돌아가게 됐다.
 
서 의원은 21대 국회 초대 시당위원장을 맡으면서 연임이 어려워 제외 됐고, 박 의원은 최근 원내부대표로 발탁되면서 시당위원장 수행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정가에선 권 의원이 유력한 차기 시당위원장 후보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정작 본 게임에선 박 의원이 합의추대 됐다. 전날 차기 시당위원장 선출을 놓고 원내외 당협위원장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이채익 의원이 박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다소 아쉬움을 표현하면서도 “국민의힘이 최근 국민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고 지지를 받고 있는데, 우리 울산이라도  합심해야 한다"며 대승적인 양보의사를 피력했다.
 
중앙당이 0선 30대 당 대표 선출하기에 앞서서 지역에서 먼저 낡은 관행과 관례를 깨고 선진정치를 이끌어 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다만 초선일지라도 지선 공천 과정에 잡음 잦았던 선배의 전처를 밟지 않기를 당부한다.
 
또 현재 아무런 당직도 맡지 않은 상태에서 양보를 내어준 권 의원에게 향후 모종의 역할이 주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다 같은 초선일지라도 나이나 정치 경험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정치 선후배가 서로 양보하는 선진정치를 이어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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