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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남구 야음시장 상인회와 지주들이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야음시장 재개발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상억기자agg77@
18일 남구 야음시장 상인회와 지주들이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야음시장 재개발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상억기자agg77@

울산 남구 야음동 일대 40년 이상된 전통시장에 주상복합건물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자 상인 간에도 찬반이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재개발 예정 부지에 두 개의 상인회가 존재하는데, (주)야음시장 상인회는 임대료도 못내고 있는 처지에 시장 슬럼화만 불러온다며 재개발 사업을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다. 이에반해 야음상가시장 상인회 측은 생존권을 박탈 당할 위기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야음시장 상인회는 18일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빚더미에 앉아 있는 상황에서 재개발은 포기할 수 없는 마지막 남은 선택"이라고 호소했다.


 (주)야음시장 상인회는 지난 1976년 개설한 건물형 법인시장으로 최초 50명의 주주로 시작했으며, 현재 65명의 주주가 있다. 이 상인회에 따르면 총 65개 상가 가운데 현재 10여 곳만 문을 열고 장사를 하는 상황일 정도로 여건이 좋지 않다. 장사가 안 돼 공실률이 50%가 넘는 상황이 수십 년간 지속돼 현재까지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상인회의 사무직원은 급여를 받지 못하는 처지에 자진퇴사했으며, 주주상인들마저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김영근 (주)야음시장 상인회장은 "가게 문을 열면 매일 적자가 쌓이고, 주변 환경은 이미 슬럼화돼 있다"면서 "장사가 안돼 임대료도 못내는 상인들도 있을 정도다"고 토로했다. 
 이어 "상인회도 금융권 차입금과 폐업자 보증금을 장기간 돌려주지 못해 수차례 소송과 압류가 있는 등 폐업위기라는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면서 "시장을 살리기 위해 노력을 해왔지만 만성적자로 빚만 남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날은 재개발에 찬성하는 지주들도 동참했으며, 이들은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고의적인 방해나 악의적 선동으로 사업에 차질이 생긴다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재개발 예정 부지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야음상가시장 상인회 측은 다른 입장이다. 이들은 끳야음시장 상인회 측의 건물형 법인시장에 대해 재개발을 진행하는 건 관여할 부분이 아니지만, 자신들이 장사를 하고 있는 부지까지 침범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야음상가시장 상인회는 점포를 임대받은 상인 80여 명과 노점 상인 30여 명 등 총 110여 명 이상으로 이뤄져 있다. 


 야음상가시장 상인들 가운데 10여명만 본인 소유의 건물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고 대부분 상인들은 점포를 임대해 장사하고 있기 때문에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면 세입자인 상인들이 장사할 공간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길필종 야음상가시장 상인회장은 "우리 상인회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년까지 따온 정부지원 사업 규모가 10억원 가량된다"면서 "시장을 살리기 위해 온라인 사업 등 다각도로 노력하면서 시장 운영을 활발히 하고 있는데 갑자기 재개발이 무슨 말이냐"고 반문했다.


 길 상인회장은 "재개발이 진행돼 주상복합건물에 상인들이 장사할 곳을 마련해준다고 해도 사업이 완료되기까지 몇 년씩 걸리지 않냐"면서 "그 기간에 상인들은 어디서 장사를 하면서 생계를 이어나가야 하냐"고 막막한 심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 사업주체 쪽에서 우리 상인회 측에 협의를 진행하는 부분도 없었다"면서 "생존권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재개발 사업에 반대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혜원 기자 usjh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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