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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청사 전경. 울산신문 자료사진
울산시청사 전경. 울산신문 자료사진

울산시가 일반·특별회계 사업 외에 특수목적 사업을 위해 설치한 14개 기금의 올해 전체 지출액 규모는 6,300억원에 달하지만, 기금별 본래 목적사업에 쓰이는 돈은 1,400억원대로 전체 수입액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기관 융자사업을 주로 하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과 지역개발기금은 사업비일지라도 시금고에 예탁금으로 들어가 일반·특별회계로 넘어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출 계획에는 실제 사업비로 잡히지 않는 경우도 있어 통계상 수치에는 다소 왜곡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재난관리기금이나 농어촌육성기금,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기금 등은 올해 전체 지출액 중 순수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채 10%로 않돼 기금운용에도 적극 행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울산시의회의 지난해 연말 정례회에서 수정 확정된 '2022년도 울산시 기금운영계획'에 따르면, 대외협력기금 등 14개 기금의 올해 수입·지출 규모는 각각 6,312억1,800만원으로 짜였다.

올해 전체 기금의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예탁금 원금 회수액이 1,734억7,400만원으로 가장 컸고, 다음으로 전입금 1,529억5,800만원, 차입금 1,365억원, 예치금 회수 1,342억1,100만원 순이다. 이와 함께 이자수입 205억9,000만원, 융자금 회수 4억6,000만원, 기타 19억3,400만원 등도 기금 수입으로 잡혔다.

이들 전체 기금 수입을 바탕으로 한 사업비 지출은 1,456억7,600만원으로 전체의 23.07%에 불과하고, 나머지 77%는 시금고 예탁·예치금과 차입·예수금 원리금 상환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비사업용 세부 지출액을 보면, 시금고 예탁금과 예치금이 3,214억1,500만원으로 전체 지출액의 50.9%를 차지했고, 차입금 원리금 상환이 1,473억원(23.3%), 예수금 원리금 상환 168억1,800만원(2.7%), 기본경비 70만원 등이다.

전체 수입에 대한 지출 계획에 예탁금과 예치금, 차입금 상환의 비중을 이처럼 높게 잡은 것은 기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비융자성 사업비와 융자성 사업비의 비중을 낮춰 기금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는 점이다. 특히 각종 회계·기금의 여유자금을 통합관리하고 지방채 상환 등을 위해 적립하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은 올해 전입금과 예탁·예치금 회수 등을 통해 총 1,000억원이 넘는 수입이 들어오지만, 예산서 상 사업비는 제로(0)다.

또 지역개발사업 지원자금 조달을 위해 설치된 지역개발기금 역시 차입금 1,365억원과 예탁금·예수금 회수, 이자수입을 통해 올해 총 2,887억원의 수입이 예상되는데, 비융자성 사업비는 50만원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예탁금(1,400억원)과 예치금(116억원), 차입금 원리금 상환(1,371억원)에 투입한다.

이와 함께 올해 전체 지출액에서 사업비가 차지하는 극히 비율이 낮은 기금으로는 재난관리기금의 경우 551억원 중 9.38%인 51억7,600만원만 비융자성 사업에 투입하며, 농어촌육성기금은 129억원 중 사업비는 2.79%인 3억6,000만원이 전부다. 이밖에도 광역폐기물처리시설기금은 전체 117억원 중 37억6,800만원, 사회복지기금은 13억6,700만원 중 1억3,000만원, 양성평등기금은 11억4,600만원 중 1억원,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기금은 8억4,400만원 중 1억9,200만원만 각각 사업비로 책정해 놓았다.

시의회 여야 의원들은 "시에 설치된 각종 기금의 운용계획은 그야말로 계획이며, 각 기금의 설치 목적에 따라 사업비 지출 요인이 발생하면 시금고에 예치해놓은 적립금을 얼마든지 융통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당초 예산을 짤 때 집행기관이 기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자세는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울산시 관계자는 "각종 기금 중 덩치가 큰 통합재정안정화기금과 지역개발기금은 주요 집행기관의 일반·특별회계에 빌려주는 융자사업의 비중이 크다"면서 "올해 명목적 사업비는 없지만, 예탁금으로 들어간 300억원과 1,400억원은 각 회계별 사업비로 편입되기 때문에 사실상 사업비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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