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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한 은행권이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도 영업시간 단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코로나 감염 사태 2년 동안 울산에서 영업점을 대거 줄인 상황에서 영업시간까지 단축한 탓에 불편이 가중되고 있지만, 은행권은 지점 영업시간 정상화 대신 단축시간을 계속 유지하려는 분위기다. 

23일 한국은행 울산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울산지역 금융기관 점포는 125개로 코로나 감염 사태 발생(2020년 1월) 전인 2019년 말 141개에 비해 16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이 2년 전 57개에서 51개로 감소했고, 지방은행이 43개에서 34개로 급감했다. 

울산에서 은행 영업점이 2017년 143개에서 2019년 141개로 감소한 수준에 비하면, 코로나19가 은행들의 몸집 줄이기 차원의 오프라인 영업점 폐점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은행 관계자는 "수년째 디지털 금융 강화를 추진하면서 고객과의 대면 영업 접점 합리화 전략이 은행경영 흐름이 된지 오래됐다"면서 "다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언택트(Untact·비대면)가 대세로 인식되며 영업점 조정 속도가 빨라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디지털 금융 접근성이 취약한 계층의 불편을 가중할 수 밖에 없다는 우려다. 

금융감독원 측도 "시대 변화에 따라 은행들이 영업점을 없애면 온라인 금융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노인층을 비롯한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서비스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지역에서 영업 중인 은행들은 영업 시간을 코로나19 이전 보다 1시간 단축해서 운영하고 있어 금융 소비자의 불편이 가중되는 현실. 

지난해 7월부터 지역은행인 경남은행을 비롯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은행 영업점들은 1시간 영업시간 단축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영업점 영업시간을 기존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오전과 오후 30분씩 1시간 줄여 운영하고 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방침이다.

하지만 지난달 1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해제됐고, 최근에는 실외마스크 착용 규제도 풀렸지만 요지부동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동안 영업 시간에 제한을 받았던 식당과 카페 등은 정상 영업에 들어갔지만 은행은 여전히 단축 영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은 노조와 단협으로 정해진 내용이라며 개별적으로 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근무시간을 예전으로 되돌리지 않고 이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상당수 고객들이 모바일에 익숙해 졌고, 단축 근무 중인 현재도 근무시간 관련 민원이 많지 않다는 게 이유다.

은행 점포를 한달에 2~3차례 이용한다는 한 금융소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이 참고 이해해 왔다. 은행 영업시간 단축도 감수해서 일을 봤지만 지금은 은행들도 정상화에 맞춰가야 하는 시점이지 않나"고 지적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권 노조가 주4.5일제 도입과 점심시간 동시사용 도입을 주장하면서 여론이 나빠지자 근무시간 단축으로 대체하려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며 "은행 사측도 비용절감 측면에서 영업시간 단축에 호의적이라 여론이 들끓지 않는 이상 영업시간 단축이 고착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노사는 이달 중 영업시간 단축해제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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