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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령 옥서초 교사
김혜령 옥서초 교사

"선생님, 교장 선생님께 이 꽃 사진 보내도 되나요?"

본교 교장 선생님의 개인 휴대폰 번호는 모르는 학생이 없다. 

처음에 이 사실을 알고 너무 신기해서 "응? 어떻게 교장 선생님 휴대폰 번호를 알고 있어?" 물어보니 작년에 교장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셨다고 했다. 본교 학생들은 쉬는 시간, 점심시간을 이용해 학교 화단에 있는 꽃 사진을 교장 선생님께 보내는 게 자연스럽다. 그러면 교장선생님께서 친절하게 꽃 이름과 설명을 덧붙여 답장을 보내주신다. 교장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이 보낸 꽃 사진을 예쁘게 인쇄하여 1층 현관에 전시해주시고, 이를 보는 학생들은 저절로 화단의 식물에 눈길을 한 번 더 주는 동기 부여가 된다.

5월 어느 날, 학교장과의 함께하는 생태환경교육이 있던 날이다. 모든 학급을 대상으로 교장선생님께서 1시간씩 학교 주변을 함께 돌면서 식물에 대해 설명해주시는 날이기도 하다. 

 "우리학교 교목이 무엇일까요? 
 "소나무요."
 "아니야, 우리학교에는 소나무 없어. 저건 곰솔이야."

어떻게 이런 대화를 스스럼없이 할 수 있을까 신기했다. 3월부터 3개월여간 출근하면서 내 출근길에 씀바귀가 이렇게 많이 있음을 교장선생님과의 생태교육시간에 처음 알았다. 

내 발에 밟히고 밟히면서도 노란 얼굴을 말갛게 드러내 아침마다 인사하던 네가 바로 씀바귀였구나. 꽃 사진을 찍고 하나의 꽃대에 6~8송이의 꽃이 피어나는 꽃, 이름을 몰라 그저 지나쳤던 시간이 미안하기만 했다. 

씀바귀이야기를 해 주시면서 어디에서든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피어나는 씀바귀의 꽃말은 '헌신'이라고, 열심히 본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학생이 되라는 말씀을 해 주셨다. 
 "선생님, 해수담수화가 뭐예요?"

수요일마다 생태환경에 관한 아침 방송을 듣고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올해 본교로 부임하여 1년 학사일정 중에 환경에 관련한 날이 이렇게나 많은지 처음 알았다. '생물다양성의 날' '자원순환의 날' '환경의 날' '세계 바다의 날' 등 환경의 날마다 아이들과 함께 새롭게 알아가고 있다. 부끄럽지만 지금까지 '식목일''지구의 날'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학생들이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었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성장은 불가능하다'

세계적으로 심각성을 느끼고 함께 헤쳐 나가야 할 과제인 '2050탄소중립 목표 선언'을 바탕으로 초등학교때부터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문화를 본교에서는 현재 진행중인 것이다.

본교는 작년 전국 유일의 '탄소중립 중점 초등학교'와 '꿈꾸는 환경학교' 초등 부문 시범학교로 지정되어 학년별로 '봄이 오는 소리' '국립공원' '친환경도시농부' '바다를 지켜요'등의 15차시의 환경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34차시의 환경교재를 개발하여 지속적인 환경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반은 '친환경도시농부'프로젝트로 직접 빗물저금통을 만들어 콩나물을 키워서 급식시간에 비빔밥을 만들어 먹기도 하였고, 수경재배의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물고기어항을 이용해 수경재배를 하며 여러 가지 식물을 맡아 사랑을 가득 담아 돌보며 생명존중의 마음을 기르고 있다. 

본교에서는 매주 금요일은 자원순환가게를 학생자치회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지구지킴이 양심토큰제도를 급식에 적용하여 매월 지구지킴이학급에 보상을 해 주고 있다. 지난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로 '옥서 어린이 선언'을 통해 학교 뿐 아니라 가정과 연계된 환경시민으로 성장하기로 함께 다짐하였다.  

미래의 기후는 자연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세상이 될지 결정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기후 위기를 인식한 첫 번째 세대이고 또한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인 만큼 지금이라도 늦지 않게 우리 아이들이 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는 권리를 누리며 살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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