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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 효문동은 무룡천에서 발원해 연암천으로 흘러 물이 풍부해 집 집마다 우물(井)이 있다는 것이다. 효문동을 촬영 한지 여러 날이 되었을 때, 유독 우물 입구가 시퍼런 천막 비닐로 봉해져 있고, 그 위에 붉게 새겨진 ‘374 우물’이라는 번지, 락카로 쓴 글자가 흘러 눈물처럼 슬퍼 보였다. 날씨 탓인지, 파란. 빨간색의 보색 탓인지 그날 그 시간이 이 사진처럼 생생하다. 우물과 첫 만남이다.
사진 작업을 하다 보면 유독 눈에 띄는 촬영 대상이 있고, 그때마다 가슴이 뛰면서 뭔가 찌릿함을 느끼곤 하는데, 효문동에서 우물이 그랬다. 사라져가는 우물들을 기록하고, 우물이 그곳에 있었다고 사진으로 남겨 훗날 누군가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이순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