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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수확기를 두 달여 앞둔 울산에서도 쌀 재고가 여전해 지역농협 등 곳곳에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모든 것이 천정부지로 뛰는 고물가 시기인데도 유독 쌀값만 뚝뚝 떨어지니 농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는 형국이다. 결국 수급과 가격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 다만 산업단지, 기업체 등 쌀 대량 소비처가 다수이다 보니 타 지역에 비해 사정이 그나마 좀 낫다는 게 위안거리다. 
 
그렇다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소홀히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울산농소미곡종합처리장에는 지난해 수확기 때 농가로부터 수매한 벼 가운데 아직까지 1,500톤이 창고에 쌓여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재고물량 1,300톤에 비해 15.4%가 늘어난 것이다. 두북미곡종합처리장에도 지난해 농민들로부터 사들인 수매 벼 가운데 1,070톤 가량이 아직 창고에 쌓여있다. 특히 올해는 추석(9월10일)이 이른 만큼 다음 달이면 햅쌀을 수확해야 하지만, 미곡종합처리장(RPC)에는 이처럼 지난해 쌀을 처리하지 못해 재고 물량이 가득 쌓인 상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문제가 RPC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울산지역 농협의 쌀 수매가는 20㎏ 기준 5만7,000원에 형성됐지만 현재 5만4,000원대 정도로 가격이 주저앉았다. 이는 지역 농가들로부터 쌀을 사들여 판매해야 하는 RPC로선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RPC의 적자로 고스란히 누적될 수 밖에 없다. 물론 당장이야 쌀값 폭락의 부담을 RPC 등이 떠안다시피하고 있지만 8월부터 나오는 햅쌀 가격이 2021년산 쌀 가격 때문에 제값을 형성하지 못하면 울산지역 농가 및 농촌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건 당연지사다. 고질적인 식생활 변화로 인한 쌀 소비 감소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대책마련에 지혜를 모아야 하는 이유다. 
 
때맞춰 농협중앙회 울산지역본부가 쌀 소비 촉진에 다방면으로 총력을 쏟고 있어 기대를 걸어본다. 울산지역 농가의 부담을 덜어주고 올해 추곡수매를 원활히 지원하기 위해 RPC로부터 재고 쌀 구매는 물론,  '울산사랑 울산쌀 소비촉진 행사'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지속적이고 전략적인 홍보를 통해 쌀소비 촉진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와 함께 쌀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을 개발하여 서구식 먹거리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입맛을 돌리는 방안도 절실해 보인다. 특히 어려운 환경에서도 우리 쌀을 재배하고 생산하는 농민에 대한 보호와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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