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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우 울산강북교육지원청 주무관
박재우 울산강북교육지원청 주무관

올해 햇볕이 유난히 뜨겁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 선크림을 덧바르고 모자도 써보지만, 이내 햇볕을 피해 실내로 들어오고야 만다. 

튤립도 해가 뜨거웠는지 평년보다 한 달이나 일찍 꽃을 피웠다. 덕분에 5월의 튤립을 기대하고 밖으로 나온 꿀벌들은, 이미 시들어버린 꽃들 주위를 의미 없이 맴돌고 있다. 벌들이 꽃의 수정을 돕지 못하면 꽃은 번식하지 못하고, 그 영향은 고스란히 동물과 인간, 나아가 전체 생태계까지 퍼진다. 살갗에 닿는 뜨거운 햇볕을 무심코 지나칠 수 없는 이유다.

지난 100년간 지구의 온도는 1도 올랐다. 자연 스스로 기후가 변할 때 가장 빠른 변화 속도는 1000년에 1도 정도라고 한다. 인간은 약 10배 정도 속도를 당긴 셈이다. 

그 결과 전 세계 자연재해 발생 횟수는 1980년 250회에서 2019년 800회로 증가했다. 이는 약 40년간 극단적인 이상 기후 현상이 3배 이상 증가했다는 뜻이며,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측한다.

올해 동해안 산불은 역대 최장기간인 9일간 서울 면적의 40%가 넘는 면적을 태웠다. 재작년 세계 각지에서 구호 물품을 보냈던 호주 산불의 경우, 무려 6개월간 한반도의 크기가 넘는 면적을 태웠다. 

올해 4월 인도 뉴델리에는 47.1도라는 기록적인 폭염이 발생했다. 덕분에 밀 생산량은 줄었고, 세계적으로 곡물 가격이 급등했다. 참고로 과거 폭염으로 인해 러시아와 시리아의 밀 생산량이 줄었을 때는, 곡물 가격의 급등은 물론이거니와 나라 각지에서 내전과 폭동이 일어났다.

지구가 돌이킬 수 없는, 회복 불가능의 상태로 들어가는 지점을 일명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라고 한다. 

과학자들은 티핑 포인트를 지구의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2도 상승할 때라고 예측한다. 티핑 포인트를 넘기면 지구는 스스로 기후를 증폭시킨다. 

예를 들어, 캐나다와 시베리아 동토층에 얼어있는 식물들이 녹으면 이산화탄소보다 30배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이 방출된다. 동토 지대가 품고 있는 탄소량은 현재 지구 공기 중에 있는 탄소량의 두 배 이상이다. 지구는 언제든 최상위 포식자인 인류를 집어삼킬 준비가 돼있다.

울산광역시교육청은 2022년 말 준공을 목표로 간절곶 일대에 기후위기대응교육센터를 설립한다. 학생들에게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환경과 생명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교육하기 위함이다. 지구온난화, 에너지, 융합, 간절곶 생태·문화 등 4가지 대주제를 중심으로 공장식 축산과 채식, 태양에너지 요리 기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무거천을 걷다 보니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플로깅(조깅하며 쓰레기 줍기)을 하고 있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은 땀을 뻘뻘 흘려가며 플로깅의 의미를 설명한다. 아이들은 그 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눈에 보이는 쓰레기를 먼저 줍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닌다. 환경 보호를 위한 움직임과 그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문화에 아이들은 자연스레 동화될 것이다. 

아이들을 위해, 꿀벌들을 위해, 지구 모든 생명체와 지구를 위해 아직 늦지 않았다. 우리가 모두 환경 보호를 위해 행동해야 할 때는 바로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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