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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영 독자권익위원·울산불교문인협회 회장
정은영 독자권익위원·울산불교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인 태화강국가정원이 울산시민 및 전국민의 사랑받는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으로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현재 태화강 국가정원은 꽃을 가꾸는 정원 또는 화원의 역할이 상당부문 차지하고 있다. 물론 공원에 꽃을 가꾸는 일은 가장 기본적인 사업이다. 이 기본적인 사업공간에서 전국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유지관리 정책에서 변화가 절실하다.

새로운 시장 취임과 더불어 기존 태화강 국가정원관리정책도 유지보수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예술의 옷을 입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기존 도시들의 경우를 보면 국가하천 내에도 공연이 가능한 무대가 고정 건축물로 설치돼 있다. 

밀양시의 경우를 보면 영남루 앞 남천 둔치에 다양한 공연이 가능한 무대가 설치돼 있다. 이는 큰 비가내릴 경우를 대비해 무대를 설계해 큰비가 내려도 안전하다는 것이다.

이 무대에서 밀양시는 해마다 전국 아리랑 축제도 개최한다. 이외에도 밀양시는 여기서 각종 문화예술행사를 개최함으로서 밀양시를 문화예술 도시로 우뚝 서게 했다. 하지만 울산의 경우는 도시 중심에 매우 좋은 공연입지여건을 갖춘 공간이 태화강 국가정원이지만 이 같은 무대가 없어서 공연 때마다 임시무대를 설치해야 문화예술행사들을 개최할 수 있다. 임시무대를 설치해서 공연을 개최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비용 등이 증가된다. 이로인해 아예 개최 불가한 공연단체들이 많다. 만약 고정 건축으로 무대가 설치돼 있다면 규모가 작은 아마추어 예술단체들의 공연도 수시로 개최될 수 있다. 

울산이 문화예술의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길거리공연 같은 작은 규모의 공연들이 활성화돼야 한다. 이들 작은 단체들의 길거리 공연이 활성화돼서 점차 규모를 키우면 결국은 울산이 산업과 문화예술이 함께하는 도시이미지를 구축하는데 크게 기여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지금 울산은 여러 도시들이 부러워하는 수변공간인 태화강국가정원이 있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안만 찾는다면 울산을 알리는 데 이보다 더 좋은 랜드 마크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태화강 국가정원의 대나무를 개발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큰비가 내리고 나서 태화강 대숲 길을 걸어보면 대나무들이 여기저기 곳곳에 넘어져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 역시도 전남 담양 죽서루 등을 벤치마킹 한다면 당장 해결될 문제이다. 

담양군은 죽서루 일대 대밭에서 생산되는 대나무를 활용해 소쿠리, 젓가락, 밥통, 부채 등등 생활용품들을 만들어서 관광 특산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인근 식당 어느 곳에서나 대나무 죽통 밥을 특식으로 내놓고 있다. 이곳을 관광하는 사람들에게 대통 밥은 추억의 음식이 될 수 있다. 담양군은 죽순으로 만든 다양한 음식들도 맛볼 수 있게 하면서 친환경 농어촌 도시로 부각시키는데 노력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울산의 경우 대나무 죽순이 올라오는 시기에는 무단으로 죽순을 꺾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한시적 자원봉사대를 운영,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죽순을 적당히 채취해서 식품 등으로 가공해 상품화하면 대나무밭도 건강해져서 대나무가 넘어지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무조건 보존만 하는 정책은 대나무밭의 생태계를 악화시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2016년 9월 태풍 '차바'가 덮쳤을 때 태화강 십리대숲의 대나무는 거의 절반이 넘어져서 베어내야 했다. 이를 활용한 상품 만들기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에 베어낸 대나무는 대밭에 들어가지 않게 하는 울타리용도 외는 모두 폐기 처분해야 했다.

이제 앞으로는 울산시도 태화강 국가정원 인근 식당에서 태화강 대숲에서 생산된 죽순으로 만든 요리를 먹을 수 있도록 하고 대통 밥도 먹을 수 있게 하는 정책의 대전환이 절실하다. 걷고 눈으로 보는 대숲 이용가치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대숲에서 생산되는 대나무로 생활용품을 만들고 죽순 등으로 다양한 음식을 맛 볼 수 있게 한다면 태화강 국가정원 대숲은 그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다. 

각설하고 울산시가 태화강 국가정원에 밀양처럼 공연무대도 지어놓고 담양처럼 대나무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하거나 식품으로 판매하면 일석이조 아니라 일석 삼조가 될 수 있다. 경남 거제시의 경우에도 죽순 밭에서 채취한 죽순을 거제 대표 관광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주변 도시들에서는 갖고 있는 자연 자원을 활용하는 가치창조사업 정책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울산시는 오직 유지하고 관리, 보호하는 차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머무르다보면 대한민국 제2호 태화강 국가정원의 가치도 그만큼 추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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