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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8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제1번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HD현대 및 현대중공업 권오갑 회장, 정기선 사장, 정조대왕함을 지휘할 김정술 인수함장, 설계 및 건조에 기여한 현대중공업 이은지 특수선사업부 사원 등과 함께 안전항해 기원의식인 '샴페인 브레이킹'을 하고 있다. 울산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8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제1번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HD현대 및 현대중공업 권오갑 회장, 정기선 사장, 정조대왕함을 지휘할 김정술 인수함장, 설계 및 건조에 기여한 현대중공업 이은지 특수선사업부 사원 등과 함께 안전항해 기원의식인 '샴페인 브레이킹'을 하고 있다. 울산사진공동취재단

현대중공업이 우리나라 최초의 차세대 이지스함 '정조대왕함'을 건조·진수했다. 
 현대중공업은 28일 울산 본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HD현대 및 현대중공업의 권오갑 회장, 한영석 부회장, 정기선 사장, 이상균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8,200t급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KDX-Ⅲ Batch-Ⅱ) 선도함'의 진수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 함정은 조선 후기 문화부흥과 부국강병에 힘쓴 조선 22대 국왕인 정조를 기려 '정조대왕함'으로 명명됐다.

 정조대왕함은 2019년 건조계약이 체결된 후 지난해 착공식과 기공식을 거쳤다. 이 함정은 세종대왕함급(7,600t급) 이지스함보다 600t가량 커졌을 뿐 아니라 탄도미사일 요격용 수직발사대 능력과 무장력, 스텔스 기능에서도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해 탄도미사일의 탐지·추적뿐 아니라 요격 능력까지 보유해 해상 기반 기동형 '3축 체계' 핵심전력으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길이 170m, 폭 21m, 경하톤(t)수는 약 8,200t으로 세종대왕급보다 전체적인 크기가 커졌지만, 적의 공격으로부터 함정을 보호하는 스텔스 성능은 강화됐다고 해군은 설명했다. 

 특히 한국형 수직발사체계-Ⅱ를 설치해 SM-6 미사일 등 장거리 함대공유도탄과 함대지 탄도유도탄을 탑재할 예정으로, 주요 전략표적에 대한 원거리 정밀 타격 능력뿐 아니라 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 능력도 한층 향상됐다. 

 대잠수함전 역량을 보면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첨단 통합소나(음파탐지)체계가 적용돼 잠수함과 어뢰 등 수중 위협에 대한 탐지 능력이 향상됐다. 장거리 대잠어뢰와 경어뢰를 탑재해 적시 대잠공격 능력을 갖췄다. 

 2024년부터 도입되는 MH-60R 시호크 해상작전헬기 탑재가 가능해 강력한 대잠수함 작전 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추진체계는 기존 가스터빈 엔진 4대에 전기추진체계(HED) 2대를 추가했다. 이에따라 일반 항해 때는 연료를 절감해 효율적으로 기동할 수 있다. 

 정조대왕함은 시험평가 기간을 거쳐 2024년 말 해군에 인도되고, 이후 전력화 과정을 마치고 실전 배치된다.

 이날 진수식은 국민의례, 사업경과 보고, 함명 선포, 기념사, 축사, 진수와 안전항행 기원의식 순으로 진행됐다. 
 진수식의 하이라이트인 '진수 도끼질 퍼포먼스'는 주빈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맡아 함정에 연결된 줄을 도끼로 잘랐다. 

 기독교의 세례식(명명식) 등에서 유래한 진수식은 신생아의 탯줄을 잘라 숨통을 틔우고 이름을 부여하듯 새로 건조한 함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를 가진 의식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8년 우리나라 첫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과 2012년 3번함 '서애 류성룡함'을 성공적으로 건조했으며 오는 2024년 정조대왕함을 비롯해 2026년 8,200t급 이지스함 2번함도 해군에 차례로 인도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이제 우리는 첨단 기술이 집약된 세계 최고의 이지스 구축함을 우리의 기술로 만들게 됐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제1번함인 정조대왕함을 진수하는 뜻깊은 날"이라고 밝혔다.

 또 조선업과 방위산업 관계자들을 향해 "K-방산의 주역"이라며 "정부는 방위산업을 경제 성장을 선도하는 첨단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첨단 무기 체계 개발이 방산 수출과 경제성장 동력으로 이어지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강동길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은 "해상기반 기동형 3축체계의 핵심전력인 정조대왕함은 세종대왕함급 이지스 구축함에 비해 향상된 성능을 바탕으로 해양영토를 굳건히 지키는 수호신이 될 것"이라며 "해군은 미래 위협과 전장환경의 변화에 대비한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해양강군 건설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한영석 부회장은 "현대중공업은 이지스함을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건조하는 국내 유일한 조선소로, 이번 정조대왕함을 현존 최고 수준의 이지스함으로 건조해 우리 해군의 전력 강화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지스함은 그리스 제우스신이 사용한 방패인 '이지스(Aegis)'에서 유래한 구축함이다. 여러 척의 항공기와 전함, 미사일, 잠수함을 탐지하고 제압할 수 있어 '신의 방패' 또는 '꿈의 구축함'으로 불린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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