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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가속이 붙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2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 및 전국위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1일 의원총회에 이어 비대위 절차가 속전속결로 진행되자, 이준석 대표 측은 "절차에 맞지도 않고 명분도 부족한 처사"라며 반발했다.

이날 최고위 회의에는 권성동 원내대표,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4명이 참석했다. 비대위 전환 반대 입장인 정미경·김용태 최고위원은 불참했다.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은 최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사퇴 수리가 되지 않아 이날 최고위에 참석했다. "현 정국 돌파를 위해선 당·정부·대통령실이 전면 쇄신돼야 한다"고 주장하면 최고위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조수진 의원은 사퇴서가 처리돼 불참했다. 조수진·김재원 전 최고위원을 제외한 7명의 재적 최고위원 중 4명이 참석해 과반 정족수를 채웠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재적 최고위원 정원 7명 가운데 4명이 참석해 상임전국위·전국위 소집 안건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사흘간의 공고 기간을 거쳐 이르면 오는 5일 열리게 될 상임전국위·전국위는 현재 상황을 비상상황으로 볼지 등 비대위 출범을 위한 당헌당규 해석, 비대위원장 선임 안건 등을 논의하게 된다.

상임전국위에는 현재 상황을 비상상황으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한 당헌·당규 유권해석 안건이 상정되고, 전국위에는 비대위원장 임명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 및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이 상정된다.

박 원내대변인은 "전국위는 3일 전에 공고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까지는 정리될 것"이라며 "대면으로 할지 온라인으로 할지를 정해서 가능한 빨리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낮 서병수, 주호영, 정진석 의원 등 중진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갖고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후속절차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전국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서병수 의원은 오찬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결정할 상임전국위 및 전국위 개최에 대해 "실무적으로 가능한 선에서 빠른 시간 안에서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날짜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오는 5일 전국위 개최가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실무적으로 좀 더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이날 당 지도부가 최고위원직 사퇴를 표명했던 배현진 의원을 재적인원에 포함시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안건을 의결한 것과 관련,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오늘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합니다'라고 7월 29일에 육성으로 말한 분이 표결 정족수가 부족하다고 8월 2일에 표결하는군요"라며 "절대반지를 향한 그들의 탐욕은 계속된다"며 비판했다.

이 대표는 "물론 반지의 제왕에도 언데드(undead)가 나온다"며 배현진 최고위원을 강하게 질타했다. 언데드는 직역하면 '되살아난 시체'로, 최고위원직에서 자진 사퇴하고도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해 최고위 재적인원으로 참석한 것을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친이준석계인 김용태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강행처리 당시 민형배 의원의 '위장탈당'을 강력하게 비난했었는데, 이제 우리 당 최고위원들의 '위장사퇴쇼'를 목도하게 되니 환멸이 느껴질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허은아 당 수석대변인은 "부끄럽다. 옳은 길을 가야 한다"며, "이대로라면 당도 대통령도 나라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최고위 결정을 비판했다. 김응삼기자us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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