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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민수 울산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옥민수 울산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2022년이 가고, 2023년이 왔습니다. 새해가 왔으니 새로 또 결심해 봐야겠죠. 맞습니다. 금연하셔야 합니다. 담배는 몸에 해롭고 경제적으로도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입니다. 담배는 뇌, 폐, 심장뿐만 아니라 눈, 치아에 매우 해롭고 성기능 장애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탈모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잘 알려져 있습니다. 흡연을 하면 평균 10~12년의 수명이 줄어드니 오래 살기 위해서도 금연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금연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금연은 중독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움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실제 여러분의 금연을 도와줄 수 있는 여러 치료 및 지원 서비스들이 존재합니다. 각 구군 보건소마다 금연클리닉을 두고 있고, 여기서는 금연 상담과 여러 종류의 금연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꼭 보건소가 아니더라도 병·의원에서 금연치료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검색창에 '금연치료 의료기관 찾기'로 검색하면 내 지역에 금연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는 병·의원을 손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또 권역마다 금연지원센터를 두고 있는데 금연지원센터에서는 직접 와서 서비스를 제공받기 힘들거나 소외된 계층을 위해 찾아가는 금연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금연지원센터에서는 금연캠프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4박 5일 동안 입원하면서 금연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금연을 시도하는 분들은 초반 2~3일이 고비인 경우가 많은데 금연캠프에서는 금연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금연지원서비스를 제공해 줍니다. 그래서인지 금연 성공률이 꽤 높은 편(6개월 금연 성공률 60% 이상)입니다. 약간의 입소 비용이 있지만, 4박 5일 동안 무사히 마치면 그 비용을 돌려주니 모든 비용이 무료입니다. 오히려 금연캠프 내에서 폐 CT 등 건강검진까지 받으니 이득인 셈입니다.


 나의 금연이 중요한 것처럼, 너와 우리의 금연도 중요합니다. 흡연은 중독 질환일 뿐만 아니라 전염성 질환입니다. 너의 흡연은 나에게도 해롭습니다. 간접흡연의 폐해는 익히 들어 보셨을 겁니다. 담배 연기를 직접 맡는 2차 흡연은 물론 담배를 피웠던 공간(예: 차량, 집안)에 남아 있는 물질에 노출되는 3차 흡연도 건강에 나쁘다는 연구결과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또 흡연은 유전된다고들 합니다. 내가 흡연을 하면 나의 자녀들이 흡연을 할 가능성이 약 4배 더 높다고 합니다. 자녀의 평생 금연을 바란다면 나부터 금연하시길 바랍니다.


 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의 금연입니다. 나와 너의 금연이 우리의 금연이 되도록 금연이 당연한 문화가 되도록 만들어가야 합니다. 금연이 당연한 문화가 되는 데에는 여러 가지 금연 정책이 도움이 됩니다. 담뱃세를 인상하고, 금연 구역을 지정, 확대하며, 담뱃갑에 건강 경고 문구 및 경고 그림을 넣는 것은 흡연자가 금연을 하도록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비흡연자가 흡연을 시작하지 않게끔 하는 데에도 기여해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 내에서 금연이 당연한 문화를 만드는 데에 기여합니다.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담배가 그렇게 해로우면 담배를 안 파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담배를 팔지 않고 나아가서 담배를 생산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을 것입니다. 실제로 뉴질랜드는 2009년 이후 출생자는 평생 담배를 살 수 없도록 하는 초강력 흡연 규제 법률을 제정했습니다. 이 법률을 어길 시 1억 원이 넘는 벌금을 물릴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법률 제정이 가능할까요? 판매 금지와 같은 정책이나 법률이 우리나라에도 조만간 도입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도 함께 지지해주셨으면 합니다.


 혹자는 또 이렇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 "좋습니다. 그래도 현재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들의 흡연권을 보장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적어도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공간은 마련해주십시오." 금연구역을 확대하면서 흡연구역을 지정해달라는 목소리도 분명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흡연이 해롭다는 사실을 알면서 어떻게 흡연구역을 공식적으로 지정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흡연구역 조성을 후원하는 곳이 담배회사라는 사실을 여러분들은 알고 계셨습니까? 담배회사에서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해서 흡연구역을 조성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죄송하지만 흡연은 불편한 선택이 돼야 하고 금연은 쉬운 선택이 돼야 할 것입니다.


 2023년은 나와 너, 그리고 우리의 금연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새해 소원을 빌어봅니다. 2000년대 초반 30%를 넘던 흡연율이 2020년에 이르러 20%까지 감소한 것처럼 2030년에는 흡연율이 10%로 더 빨리 감소하고 언젠가 흡연율이 0%가 되기를 예방의학자의 한 명으로서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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