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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명희 울산시의원
손명희 울산시의원

토끼와 거북이가 달리기를 했다. 처음에는 토끼가 압도적으로 앞서자 거북이가 뒤처진 걸 보고 방심해서 중간에 잠을 잤고, 거북이가 그동안 열심히 기어가서 승리했다. 

'능력보다 노력이 중요하다'라는 요지의 이솝 우화인 이 이야기가 지금 필자의 심정을 충분히 대변해주고, 위로를 해준다.

필자는 지난 30년간 간호사로, 그리고 간호학과 교수로 울산시민들의 건강권을 지키고 향상시키기 위해 제일선에서 앞장서 왔다.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고 인생의 줄이 하나뿐인 양 한곳만을 바라보며 치열하게 살아왔다. 마치 토끼처럼….

2022년 7월, 필자는 일생일대의 전환기를 맞이했다. 야당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울산광역시의회에 입성한 것이다. 두려움과 절망감이 동시에 나온 적도 있었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고 눈물이 마르지 않은 날도 허다했다.

하지만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시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가진 경험을 시민들을 위해 쓰고자 했던 나의 초심을 생각했다. 마음을 다잡고 가장 잘 알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소신껏 해보고 싶었다. 

돌이켜 보니 토끼처럼 6개월을 숨 가쁘게 달려온 것 같다.

공공보건의료 인프라 확충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으로 울산의 의료현실과 인프라 확충을 위해 쉼 없이 달려야만 했다.  

울산의료원 예비타당성 재조사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결의안을 대통령실과 국회, 보건복지부에 전달했고, 지역 의료인들과의 지속적인 간담회를 통해 울산의 의료현실과 개선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고자 했다. 그리고 마약류 및 유해약물 오남용 예방과 중독 치료를 지원할 수 있는 조례를 제정했고,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혹시나 모를 재확산에 대비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웠고,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끊임없이 외쳤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음이 너무 급하다. 일은 더디기만 하고 변화라는 물결은 그리 쉽게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빨리 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이제는 거북이처럼 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려 한다.

울산시가 2023년 시정운영 목표를 확정했다. 필자의 평소 관심사와 무관치 않은 사업들이 적지 않다.

제2시립노인복지관 건립과 시니어 초등학교 설치·운영을 통해 노인이 존중받는 고령친화도시를 구축한다. 또한 울산의료원, 산재전문공공병원의 건립으로 공공의료 기반을 확충하고, 모든 출산가정에 산후조리비를 지원한다. 소아응급환자 24시간 진료체계를 구축해 맞춤형 건강관리도 지원한다.

새해들이 시의회 첫 임시회를 앞두고 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정을 견제하는 의원으로서 맡은 바 소임을 묵묵히 다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성급함과 조급함은 내려놓고 능력 있는 토끼가 마치 거북이가 된 양 남은 의정활동에 혼신을 쏟고자 한다.  

21대 1이라는 편치 않은 정치적 환경을 탓하지 않으련다. 

시민을 위한 길이라면, 여당이면 어떻고 야당이면 어떠하랴. 시민의 대의기관으로 한 곳만 바라보며 묵묵히 헤쳐 나가려 한다.  

목표는 하나다. 보건의료 전문가로서 평생을 아픈 환자를 돌보며 헌신과 봉사정신으로 살아왔듯 앞으로도 울산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켜드리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싶다.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울산의 의료 발전을 위해서라면 조금은 더디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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