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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방문한 한 행정복지센터는 낮 12시가 되기 전부터 불을 끄고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31일 방문한 한 행정복지센터는 낮 12시가 되기 전부터 불을 끄고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울산 동구가 점심시간 휴무제를 시행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일부 행정복지센터들의 관리가 부실해 민원인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동구는 지난 2일부터 민원 담당 직원의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해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업무를 전면 중단하는 '점심시간 휴무제'를 시행 중이다. 그러나 일부 행정복지센터의 관리 부실이 지적되면서 민원인들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 

31일 오전 11시 55분께 방문한 한 행정복지센터는 낮 12시가 되기 전부터 불을 끄고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이곳을 방문한 민원인은 시계를 재차 확인하더니 갸우뚱한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방치된 점심시간 휴무제 안내 입간판을 지나쳐 한 민원인이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방치된 점심시간 휴무제 안내 입간판을 지나쳐 한 민원인이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낮 12시 10분께 방문한 또 다른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아예 점심시간 휴무제 안내 입간판이 옆으로 돌려져 구석에 방치돼 있었다. 

방치된 입간판을 지나쳐 한 민원인이 내부로 들어갔다가 금세 발길을 돌리는 등 현장의 혼선과 불편이 그대로 드러났다.

민원인 A씨는 "바로 문 앞에 있는 휴무제 입간판이 어떤 식으로 방치돼 있는지도 모르고 민원인을 응대하니 정말 어이가 없다"며 "쉴 땐 쉬되 똑바로 조치를 해놓고 쉬어야 말이 안 나올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냈다. 
 

점심시간 휴무제로 자리를 비운 행정복지센터 난방  온도가 권고 온도인 17도를 훌쩍 넘어가 있다.
점심시간 휴무제로 자리를 비운 행정복지센터 난방온도가 권장 온도인 17도를 훌쩍 넘어가 있다.

이어 2곳을 제외한 모든 행정복지센터가 점심시간 휴무제로 자리를 비움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 실내 권고 온도인 17도를 넘긴 모습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0월 '공공기관 에너지사용의 제한에 관한 공고'를 발표하며 공공기관의 실내 평균 온도를 17도 이하로 유지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실내 평균 온도를 18도로 제한한 예년보다 1도 낮아졌지만 지난 18일 개정된 '공공기관 에너지사용의 제한에 관한 공고'에 따라 기관장 재량으로 평균 실내온도 기준을 2도 완화해 19도까지 올릴 수 있다. 

이날 둘러본 동구의 행정복지센터 9곳 중 단 1곳만이 17도를 유지 중이었으며 1곳은 아예 전원을 끄고 자리를 비웠다. 반면 나머지 7개의 행정복지센터에서는 평균 24.2도의 온도를 유지한 채 자리를 비웠고 이중 제일 낮게 튼 곳은 21도, 제일 높게 튼 곳은 무려 28도로 설정해 놓았다. 

이에 한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아무리 공공기관이라고 해도 추위가 심한 날에는 견디기 힘들다"며 "민원인들도 춥다고 불만이 많고 점심시간 휴무라고 해서 민원인들이 방문하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난방을 가동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울산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는 북구에 이어 동구가 2번째로 점심시간 휴무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울산시, 중구, 남구, 울주군은 아직 시행하지 않고 있다.  김수빈기자 us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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