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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호가 들려주는 삼국유사 (99) - 월정사와 오류성중

 

장창호가 들려주는 삼국유사 (99) - 월정사와 오류성중
장창호가 들려주는 삼국유사 (99) - 월정사와 오류성중

신효(信孝)거사는 충남 공주 출신으로 신라의 승려이다. 삼국유사에 어려서 부터 지극한 효성으로 어머니를 모셨다고 전한다. 그런데 그의 어머니는 고기 없이는 밥을 먹지 않아 신효는 매일 같이 산과 들에서 고기를 구해와야 했다. 하루는 길에서 학 다섯마리를 만나 활을 쏘았는데 그중 한 마리가 날개깃 하나를 떨어뜨리고 모두 날아가 버렸다. 신효가 한쪽 눈을 감고 다른 눈으로 깃을 들여다 보니 세상 사람들이 모두 짐승으로 보이는 신기한 현상이 일어났다. 이상하게 여긴 그는 고기 대신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어머니에게 고기 반찬으로 대접했다.

신효는 이후 머리를 깍고 불가에 귀의해 자신이 살던 집을 절로 만들어 효가원(孝家院)이라 불렀고 모든 집착을 버리고 전국 유람에 나섰다. 경주 경계 하솔(河率, 강릉 옛 지명)에 이르러 다시 깃을 꺼내 사람을 비춰보니 사람의 형상으로 정상적으로 보였다. 우연히 늙은 아낙을 만나 살 만한 곳이 어디냐 물으니 아낙은 서쪽 봉우리 넘어 북쪽 골짜기로 들어가라 했다. 그 아낙은 관음보살의 변신이었음을 뒤늦게 알고 가르침에 따라 말년의 자장율사가 서라벌을 떠나 오대산 깊은 산 속에 초가를 지어 머물렀던 곳에 들어가 살았다.

어느날 다섯 명의 스님이 찾아 왔는데 “가지고 온 가사(袈裟) 한 폭은 지금 어디 있는가?”라고 묻자 신효는 어떤 가사를 찾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 승려들이 다시 말하기를 “눈을 가리고 사람을 본 그 학의 깃이 바로 가사이다.”라고 하며 신효가 가지고 있던 학의 깃을 승려들이 건낸 가사의 찢어진 곳에 갖다 대니 딱 맞았다. 애초에 신효가 갖고 있던 것이 학의 깃털이 아니고 가사의 옷감인 베였던 것이다. 

신효는 스님들과 작별한 후에야 그들이 다섯 성중의 화신(오류성중 五類聖衆)임을 깨닫는다. 사람들은 이후 신효의 효성에 감동해 그를 반듯하게 수행하는 젊은스님을 지칭하는 유동보살(幼童菩薩)의 화신으로 여겼다. 신효거사는 자장율사가 지은 초가터에 지은 불가는 점차 번창해 오늘날 오대산 월정사(月精寺)가 되었다. 이후 불교 선종을 처음 전파한 도의선사의 가지산문(迦智山門)이 개산하자 선문구산(禪門九山)중 하나인 굴산사의 사굴산문(闍崛山門)을 개산한 범일(梵日)의 제자 신의(信義) 등이 이곳에서 머물면서 큰절이 되었다 전한다. 소리 연기 : 장창호 극작가, 정리 : 김동균기자 justgo999@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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