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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자료 이미지. 아이클릭아트<br>
커피 자료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커피는 지난 19세기 말 조선 개화기 당시 우리나라에 퍼지기 시작했다.

 역사가들이나 문헌의 기록을 토대로 커피가 기원전부터 유래된 음료임을 감안하면 커피가 만들어지고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이 접하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 셈이다.

 반면 현재 우리 사회를 본다면 커피의 대중화 속도가 가히 폭발적임을 알 수 있다.

 이제는 한 집 건너 한 집이 카페일 정도로 흔하게 커피를 접할 수 있고 사람들이 식사 다음 순서로 한잔의 커피를 마시는 모습도 옛 시절부터 그래왔던 양 자연스럽다.

 우스갯소리로 '2000년대 초까지 각 가정에서 구수한 보리차를 끓여 마셨기에 아메리카노 등 커피가 자연스럽게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는 말도 들린다.

 이렇듯 시간이 흘러 커피는 그저 마시기만 하는 음료일 뿐만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변모했다. 

 커피나 카페를 좋아하고 소위 '커피 좀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라면 대형 프렌차이즈 매장보다는 바리스타 개인이 운영하는 특색있는 매장을 찾아다닌다.

 지점마다 획일화된 프렌차이즈 카페들과는 다르게 개인 운영 카페는 바리스타가 엄선한 원두에 따른 다양한 커피의 맛과 향, 그 집만의 시그니처 메뉴와 같은 개성 있고 차별적인 것들을 경험을 할 수 있어서이다.

 이 밖에도 그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디저트라던가 개성 담긴 인테리어 등 다양한 요소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이처럼 카페는 사전적 정의로 커피를 판매하고 마시는 곳이지만 카페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커피 하나로만 한정돼 있지는 않다. 

 누군가는 단순히 커피 맛과 향이 좋아서, 또 누군가는 예쁜 인테리어 공간에 있는 내 모습을 사진 속 피사체로 남기고 싶은 마음에 카페를 찾기도 한다.

 혹은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며 나타나는 그 집만의 분위기에 끌려서 일 수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건 사람들이 좋은 카페를 찾아가 커피를 마시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까지 발전할 만큼 활발하게 행해지고 있다.

 또 이에 따라 각각의 커피 맛과 향을 따지는 사람들의 기준치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커피 사진. 민창연기자 changyoni@<br>
커피 사진. 민창연기자 changyoni@

 

 커피의 맛은 향미(Aroma), 맛(Flavor), 산미(Acidity), 바디(Body, 혹은 질감) 등으로 표현 가능하며 이외에도 균형감, 깔끔함, 단맛 등 굉장히 세부적으로 따져볼 수 있다.

 이는 커피 생두의 종류, 공정 과정, 추출 과정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표현된다.

 같은 생두라 할지라도 이러한 차이에 따라 수십, 수백 가지의 맛을 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생두를 어떻게 로스팅하느냐에 따라서도 커피 맛과 향이 다양하게 표현된다.

 로스팅이란 생두를 볶아 원두로 만드는 것으로 시간, 온도 등 많은 요소를 조절함에 따라 다양한 커피의 맛과 향을 낼 수 있다.

 이 밖에도 맛과 향에 다양성을 부여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블랜딩(두 가지 이상의 원두를 혼합해 전혀 새로운 맛과 향을 내는 방법)이라는 과정도 있다.

 이후에도 최종적으로 추출법에 따라 맛과 향이 갈리게 된다.

커피와 디저트 사진. 민창연기자 changyoni@
커피와 디저트 사진. 민창연기자 changyoni@

 

 대표적인 추출법으로는 흔히 카페에서 볼 수 있는 머신을 이용한 에스프레소 추출, 바리스타가 직접 내리는 브루잉(핸드드립으로 알려진 방식)이 있다.

 간략하게 에스프레소의 경우 원두의 강한 쓴맛과 함께 오일까지 추출하는 방식으로 커피 위에 떠 있는 크레마가 큰 특징이며 브루잉 커피는 커피의 다양하고 깊은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으며 오일 추출이 적어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이렇게 커피의 주재료인 원두의 가공에서부터 추출까지 여러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커피는 저마다 수천, 수만 가지의 맛과 향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페를 찾아다니는 것은 좋은 커피, 자신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찾아다니는 모험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다.  민창연기자 changyoni@

 


임송림 대표가 커피를 내리고 있다.&nbsp;민창연기자 changyoni@<br>
임송림 대표가 커피를 내리고 있다. 민창연기자 changyoni@

 

“개인의 취향에 맞는 커피가 가장 좋은 커피"

 

원두에 곰팡이 없고 부패하지 않아야

그라인더·머신 장비 등 확인해 맛 판단

소비자가 깐깐해야 커피문화 발전 될것

 

임송림 ㈜레마프레소 대표는 1991년부터 30년 이상 커피만을 위해 한길을 걸어온 바리스타로서 국제커피연합 ICA의 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인터뷰 전 임 대표가 보여준 브루잉을 통해 커피를 내리는 모습은 마치 고승이 기도를 올리는 것과 같이 경건하기까지 하다.

 30년 이상 경력의 바리스타의 손에서 추출된 커피는 하나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렇게 내려진 커피와 함께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어떤 커피가 좋은 커피라고 할 수 있을까

△ 결점이 없고 부정적 향이 없는 커피가 좋은 커피다.

 추상적으로 따지자면 소비자 개인이 즐길 수 있는 맛있는 커피 즉 개인의 취향에 맞는 커피가 좋은 커피라고 생각한다. 또한 건강한 커피, 원두에 곰팡이가 피지 않고, 부패하지 않았으며, 커피 열매가 덜 익거나 하지 않은 커피가 좋은 커피다.

-소비자들이 맛있는 커피를 찾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요

△ 직접 맛과 향을 느끼기 전에 맛있는 커피를 알아보는 방법으로는 먼저 원두를 가는 그라인더와 커피 추출 머신 등 장비를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원두를 볼 줄 안다면 그라인더에 담겨있는 원두의 상태를 살펴보는 방법도 있다. 원두의 균일성, 균열의 유무 등을 보는 것인데 이 밖에도 원두가 담긴 그라인더에 오일이 많이 묻어있거나 떡이져 있다면 좋은 커피가 아니라 판단한다. 

임송림 ㈜레마프레소 대표·국제커피연합 ICA 회장
임송림 ㈜레마프레소 대표·국제커피연합 ICA 회장

-커피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최근 들어 카페가 우후죽순 생기고 사라지고 하는 현상을 긍정적으로 보고있다. 수많은 카페가 생겨나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카페는 살아남고 외면을 받는 카페는 도태는 모습은 커피와 카페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준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커피가 발전해가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며 실제 이러한 과정에서 커피문화 자체가 크게 성숙하고 발전을 이뤄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제는 커피를 대하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카페의 시크니처 음료라던가 유명한 디저트를 맛보는 것도 커피를 즐기는 좋은 방법이지만 커피의 맛과 향, 커피 그 자체에 집중해 보는 것이 좋다.

 커피를 마시는 소비자가 맛과 향에 관해 깐깐하고 높은 잣대를 들이댄다면 이는 곧 한국 커피문화의 발전으로 귀결될 것이다.  민창연기자 changy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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