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0여년 동안 지역사회를 위해 묵묵히 봉사활동을 펼쳐온 이형철 21세기울산공동체운동 총재. 서승원기자 ggundle2000@
30여년 동안 지역사회를 위해 묵묵히 봉사활동을 펼쳐온 이형철 21세기울산공동체운동 총재. 서승원기자 ggundle2000@

"울산시민대상 수상자에 선정된 것이 영광스럽고 감사합니다. 제 주변에는 항상 저와 함께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주시는 수천 명의 숨은 봉사자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을 대신해 상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는 곳은 많습니다. 힘이 닿는 날까지 계속 지역의 소외된 분들과 북한이탈주민들을 돕는데 노력하고 싶습니다"

 그는 이달초 울산시민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소감을 앞으로의 각오로 대신했다. 아흔이 넘은 나이지만, 인터뷰를 응하는 내내 눈빛은 또렷했고 말투는 단호했다. 울산시민대상 사회봉사 부문에 선정된 이형철(92) 21세기울산공동체운동 총재다.

낙농인 회장으로 울주 육우산업 활성화 기여

이형철 총재는 지역 내 이북도민과 북한이탈주민 자립을 돕기 위해 생필품과 장학금을 지원하고, 소외계층을 위한 자선사업 등 30여년동안 지역사회를 위해 묵묵히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2009년도부터 (사)21세기울산공동체운동의 대표 및 총재로 활동하며 밥 굶는 사람이 없는 울산을 만들기 위해 무료급식소 '밥퍼'를 운영, 매일 130여명의 독거노인, 노숙자, 장애인들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했다. 또 '아름다운 푸드뱅크' '우리가게' 사업을 펼쳐 소외된 이웃 및 수혜자와 공익을 위해 늘 노력한 인물로 지역에서 많은 존경을 받고 있다.

이형철 21세기울산공동체운동 총재가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밥퍼'. 본인 제공
이형철 21세기울산공동체운동 총재가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밥퍼'. 본인 제공

자수성가 실향민

함경남도 함주군 출신 울산에 정착
45년간 이북도민회 활동 '국민포장'
고향 잃은 슬품 누구보다 잘 알기에
북한이탈주민들 정착·지원 안간힘
 

 이 총재는 "요즘 같은 시대에 식사를 굶는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밥을 먹어야 힘이 나고, 나아가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할수 있지 않겠습니까"라며 "아직도 이 사회에는 여전히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식사까지 하지 못한다면 너무 서러운 일 아니겠습니까. 이 일을 그만둘 수 없는 이유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울산의 실향민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이 총재는 함경남도 함주군 출신으로 한국전쟁 때 남한으로 내려온 뒤 울산 울주군에 정착하고 맨손으로 시작해 자수성가한 실향민이다.

 이 총재는 지난 1978년부터 현재까지 45년간 이북도민회 활동을 하며 이북도민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에 봉사한 공으로 국민포장을 받기도 했다.

 특히 남한에서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북한이탈주민들에게도 해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초·중·고·대학에 입학 예정인 북한이탈주민 자녀 10명을 선정해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이형철 21세기울산공동체운동 총재의 봉사활동 모습. 본인 제공
이형철 21세기울산공동체운동 총재의 봉사활동 모습. 본인 제공

울산시·군의회 의원 역임 활발한 의정활동도

이 총재는 "저도 실향민입니다. 고향을 가고싶어도 가지못하는 그 쓰라린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죠. 아직도 가끔 태어난 고향이 생각나고 그립습니다"라며 "울산에도 많은 북한이탈주민들이 살고 있고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제 우리의 주민이고 이웃들입니다. 제가 도움의 손길이 될 수 있는 것이 오히려 기쁩니다"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사회봉사활동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에도 늘 관심을 보여왔다. 열악했던 울주군의 영농사업과 이북도민회를 부흥시켜, 울산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그는 지난 1986년부터 8년간 울산 낙농인 회장으로서 유제품과 울주군의 육우산업 활성화에 기여한 바, 1986년 공로를 인정받아 농수산부 장관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외이웃들 키다리아저씨

아흔 넘었지만 30년간 묵묵히 봉사
무료급식 '밥퍼'·푸드뱅크 사업 등
사회 공익 위해 노력한 인물로 정평
새터민들에게 해마다 장학금 지원도 
 

 이 총재는 영농기술과 경영능력을 가진 영농 후계자 양성을 위해 1989년부터 4년간 울산 언양 농업 고등학교 육성회장을 역임하며, 영농실습과 자영능력 배양을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해 영농후계자 육성 기틀을 마련했다. 삼남면 배 작목 영농법인 대표로도 16년간 활발한 활동을 하며, 울산의 영농산업 발전에 기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이 총재는 직접 지역 발전을 위해 울산시의회 의원과 울주군의회 의원을 역임하며 의정활동에도 참여했다.

 지난 1995년부터 1998년까지 3년간 울산시의회 의원직을 역임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4년간 울주군의회 의원으로서 군민들의 갖은 민원해결 및 울주군 발전을 위해 다양한 의정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형철 21세기울산공동체운동 총재의 봉사활동 모습. 본인 제공
이형철 21세기울산공동체운동 총재의 봉사활동 모습. 본인 제공

 이에 2002년 12월에는 민주평통 소속으로 다양한 활동과 성과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민주평통 의장상)을 수상해 평화통일 정책수립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총재는 "제가 있는 곳이 울산 울주군이고 또 자연스레 울산이 저의 삶의 터전이요 집이라는 생각을 합니다"라며 "울산이 있었기에 저는 한평생 이곳에서 살아갈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울산의 시민들과 소외계층, 북한이탈주민 모두가 나에게는 이웃들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살아온 삶의 발자취를 절대 자랑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며 "다만 저 같은 사람도 울산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만큼, 우리 모두가 지역사회에서 어려운 일을 돕고 서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면 그것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라고 웃었다.  

 서승원기자 ggundle2000@ulsanpress.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