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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진 울산제일병원 신경2과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조용진 울산제일병원 신경2과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안면마비는 얼굴 신경의 작용이 마비된 상태를 말한다. 벨마비로도 불리는 신경학적 질병이다. 뇌신경 7번에 종창이 생기면서 반면에 무기력증 및 마비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구안괘사 혹은 구안와사라고도 말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단순포진으로 인한 면역학적·허혈적 원인이 존재하는것으로 의심된다. 특히 환자에게 벨마비의 증상이 나타나기 전 상기도 감염이 보여지게 되는 안면마비 증상과 예방법 등을 제일병원 신경2과 조용진 전문의로 부터 들어본다. 

대상포진·충격·뇌 질환 등 다양한 원인 발병

안면 마비는 이를 유발한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경우도 있고, 없는 경우도 있다.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를 특발성 안면 마비(벨 마비)라고 한다. 특발성 안면 마비(벨 마비)는 갑자기 안면 마비가 생긴 환자의 경우, 대부분 진찰과 검사를 받아도 특별한 원인을 발견하기 어렵다. 

 종종 안면 마비의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마비의 원인에 맞는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램지 헌트 증후군이 있으면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해 안면의 대상포진과 함께 안면 마비가 발생한다. 교통사고나 추락 때문에 머리가 충격을 받아 머리뼈의 골절과 더불어 안면 마비가 생기기도 한다. 뇌졸중이나 뇌종양 같은 뇌신경 질환으로 인해 안면 마비가 나타나기도 한다. 드물게 급성 중이염이나 만성 중이염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안면 마비가 발생하기도 한다. 

 안면 마비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란이 있다. 임상적으로 보면 대개 몸이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신경을 쓴 후, 또는 찬바람을 쏘인 후 안면 마비가 발생해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다. 동맥의 부종 등으로 인한 신경의 압박, 추위로 인한 면역학적 염증, 정신적 충격이나 감정적 불안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흔히 고혈압 환자에게 약 4~5배 정도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눈이 잘 안감기거나 얼굴 일그러져

안면 마비는 원인에 따라 갑자기 생기기도 하며 서서히 생기기도 한다. 가장 흔한 벨 마비는 몇 시간이나 며칠에 걸쳐 갑자기 발생한다. 한쪽 눈이 잘 감기지 않고, 이마에 한쪽 주름이 적어지며, 한쪽 입꼬리를 올리기 힘들어진다. 안면 마비가 발생한 쪽 얼굴이 덜 움직이거나 안 움직이기 때문에, 얼굴을 움직이면 얼굴이 일그러지거나 한쪽으로 돌아간 것처럼 보인다. 눈이 잘 감기지 않아서 눈물이 흐르거나 눈이 뻑뻑해진다. 물을 마실 때 입술이 덜 움직이는 쪽으로 물이 샐 수 있다. 한쪽 혀의 맛이 예전과 다르게 둔해지기도 한다. 마비가 생긴 쪽의 감각은 그대로지만 안면이 부어 있는 듯한 느낌이 있을 수 있다. 증상은 수 시간 내 또는 수일 내에 나타나는 특징이 있고, 완전 마비 또는 부분 마비로 나타난다. 코를 찡긋하지 못하고, 입을 옆으로 벌리지 못해 음식을 먹을 때 음식물을 흘린다. 휘파람을 불지 못하고, 말을 해도 발음이 새어 정확한 발음을 하지 못하게 된다. 

 정확한 진단을 하려면 우선 안면마비를 일으킨 심각한 원인이 있는지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안면마비가 생긴 환자는 귀와 신경 기능에 대한 자세한 진찰을 받고, 이상이 있는지 확인받아야 한다. 그 원인을 찾기 위해서, 필요한 경우 CT나 MRI와 같은 검사를 받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쳤는데도 안면 마비의 다른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벨 마비로 진단을 할 수 있다. 라임병을 의심할 만한 노출 병력이 있으면 혈청 검사를 시행하고, 외래에서 신경 전도 검사를 시행한다. 얼굴의 움직임을 자세히 진찰하는 것이 진단에 중요하다. 마비의 정도를 판단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신경전도 검사나 근전도 검사를 받기도 한다.

원인에 따라 치료법 달라져

안면 마비는 그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뇌신경 질환에 의해 안면 마비가 발생한 경우, 그 원인에 맞는 추가적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머리의 충격에 의해 발생한 경우, 수술을 받아야 할 수 있다. 중이염의 합병증으로 발생하였다면 중이염을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특별한 원인이 없는 가장 흔한 벨 마비의 경우, 약물 투여와 함께 전기 자극 등의 물리 치료를 하면서 몇 개월간 경과를 지켜본다. 드물기는 하지만 얼굴이 완전히 마비된 경우라면 조기에 수술을 받기도 한다. 벨 마비 환자는 열 명 중에 여덟 명 이상이 약물 투여와 경과 관찰만으로 얼굴의 움직임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보통 몇 개월씩 걸려 서서히 회복되며, 일부 환자는 어느 정도 마비가 남기도 한다. 경과 관찰 중에 눈물 부족 때문에 눈의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약 사용 교육을 한다. 대상포진으로 인해 발생하는 램지 헌트 증후군의 경우, 추가로 항바이러스 약물과 진통제를 투여한다. 초기 집중 치료를 잘 받으면 마비가 심해지는 양상을 억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눈에 안대를 착용하여 눈을 보호하고, 마비 부분에 물리 요법을 적용하여 치료한다. 약물 요법은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하여 안면 신경 손상 부위의 염증을 치료하는 것이다. 가능하면 발병 후 즉시, 또는 늦어도 4일 안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이로 인해 안면 신경으로의 혈액 공급을 원활하게 한다. 이를 보존 요법이라고 한다. 수술적인 치료를 하기도 하는데 발병 후 2~4일 내에 안면 신경 감압술을 시행할 수 있다. 수술 후유증으로 안면 신경이 단순히 절단된 경우에는 안면 근육이 심하게 쇠약할 수 있다. 그러나 결과는 대개 좋아진다. 만약 뇌종양이나 침샘의 악성종양의 제거 이후 마비가 발생한 경우, 손상된 신경을 복구하거나 다른 신경을 이어주기도 하며, 마비가 오래된 경우 근육을 다른 곳에서 전이시켜 얼굴의 움직임을 복구시켜 준다. 

 안면신경이 마비되면 우선 불편하고 위험한 것이 눈이 안 감기는 것이다. 눈꺼풀이 눈을 보호하지 못하며, 안구가 말라 각막이 손상되면 실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눈꺼풀에 금이나 플레티넘으로 된 추를 삽입하여 눈이 잘 감기도록 한다. 안검은 얇고 굴곡이 있기 때문에 다른 금속보다 얇고 굴곡을 잘 표현하면서 무게가 있는 금을 사용한다. 안면표정을 복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며, 수술을 시행한 경우에도 미세한 표정까지 정상이 되지는 못한다. 가만히 있는 경우에도 눈꼬리, 입꼬리가 처져 있어 비대칭이 눈에 띄는 경우 눈꼬리, 입꼬리를 당겨올려 고정시키는 수술을 할 수 있다. 표정을 지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신경이나 근육을 복구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안면신경이 손상되고 시간이 오래 경과하지 않아 얼굴의 근육이 위축되지 않은 경우 신경이식을 통해 신경을 복구해 준다. 반대측 안면 신경이나 혀로 가는 신경에 이어준 경우에는 표정을 짓는데 많은 훈련 및 노력이 필요하다. 

 안면신경이 손상되고 1~2 년이상 경과하여 얼굴의 근육이 위축된 경우 근육의 전이가 필요하며, 혈관과 신경을 같이 이전시켜 현미경으로 보고 봉합하는 미세수술을 한다. 사용되는 근육의 공여부는 허벅지 안쪽의 박근이나 등의 광배근을 이용하며 대개 신경이식을 우선 시행한 이후 근육이식을 시행하는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예후가 좋은 안면 마비는 2개월 내에 완치할 수 있지만, 예후가 불량한 안면 마비는 수개월에서 수년 이상까지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조용진 울산제일병원 신경2과전문의
조용진 울산제일병원 신경2과전문의

과로는 금물·충분한 수면·꾸준한 운동 필요

안면마비 환자들은 폭염이나 강추위 등 극한 날씨 환경이나 피로, 스트레스, 수면부족 등 면역력이 떨어질만한 다양한 조건들에 노출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여름철에 에어컨 등 차가운 바람을 얼굴에 직접 쏘이는 일은 안면마비 유발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차를 탔을 때에도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얼굴에 직접 닿지 않게 하는 게 좋다. 찬 바닥에 얼굴을 대고 자는 것도 나쁘다. 과로는 금물이며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 고른 영양섭취,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올리고 저항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감기나 독감에 걸리면 안면마비가 생기거나 악화하거나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과음이나 흡연은 건강에 백해무익일 뿐만 아니라 인체의 바이러스 감염률을 높이고 체내 염증이 심해지는 원인이 되므로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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