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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혁 취재본부장<br>
김지혁 취재본부장

김두겸 시장은 일 욕심이 많고, 꼭 해야하는 일이라 판단하면 밀어붙이는 사람이다. 

남구청장 시절에도 반대 여론에 부딪힌 굵직한 사업들을 기어이 해냈다. 

선암호수공원과 여천천이 대표적 사례다. 

막상 해놓고 보니 "안했으면 어쩔 뻔 했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8년 동안 사실상 '백수'로 지내면서 울산 정치권의 잊혀지는 인물이 되는가 싶었는데, 결국 원하던 시장이 됐다. 

스스로 "운이 좋았다"고 겸손하려하지만 그 세월 동안 이겨내야 했을 역경은 짐작이 어렵다. 

시장 취임 이후 쾌속 행보다. 

울산 국회의원들이 요직을 꿰 차고 있는 것도 든든한 뒷배가 됐다. 

보통교부세를 3,000억원 이상 더 받아냈고, 트램은 현실이 됐으며, 이차전지 특구 지정으로 울산의 미래 산업이 달라졌다. 

기업인 흉상 건립 사업을 추진하려다 욕도 많이 먹었지만, 개의치 않는다.  

"여론의 반대 때문이 아니라, 기업인의 후손들이 반대를 해 어쩔 수 없이 사업을 접는다"면서 아직 아쉬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 

250억원을 들여 흉상을 건립하면, 주변 1만평 부지에 1,500억원 규모의 세계 최대 규모 '미니어쳐 테마 파크'가 들어선다는 비밀을 이제서야 사석에서 털어놓으면서다. 

그런데 김 시장은 징크스가 생겼다. 

해외 출장만 가면 직원들이 대형 사고를 친다. 

작년 여름, 투자 유치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에 갔을 때 울산만 첨단특화단지 지정 신청을 안한 사실이 들통나 난리가 났다. 

15개 시·도가 지정됐는데 울산은 신청을 안해 아예 빠졌다. 

현 정부가 지방 발전을 위해 선심성 특구를 지정해 준 것으로 신청만 하면 자동 통과였다는 설이 보태져 김 시장의 심기를 건드렸다. 

최근 트램과 해상풍력 실사를 위해 유럽으로 떠나면서도 "이번에는 사고 치지 마라"고 엄포를 놨지만, 또 터졌다. 

이차전지 특구 지정 과정에서 인프라 지원 신청을 안해, 154억원을 따낸 포항과 비교된 것이다. 

이미 조성된 산업단지라 인프라가 필요없다는 시의 해명은 궁색했고, 실제로 전기와 용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기업체들의 건의를 뭉갠 사실도 드러났다.  

경을 칠 일이다. 

오랜 세월 지켜 본 김 시장은 '마초성 행동파 보스'다. 

축구와 테니스, 골프가 수준급으로 만능 스포츠맨이면서 바둑이 아마 3단으로 지능적이며 특히 수읽기에 강하다. 

기초의원을 시작으로 남구청장을 재선해 지방정치부터 전문 행정까지 실무 능력을 갖췄다. 

시장실에 앉아서 전 직원의 행동 반경을 스크린하고 훤히 꿰고 있다고 봐야 한다. 

찍히지 않으려면, 능력을 인정받고 싶으면 공무원 전매 특허인 '복지부동'을 벗어야 한다.   

스스로 과감하다 싶을 정도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한 템포 빠르고, 적극적인 행정 플레이가 필요하다. 

지금, 울산은 미래 발전을 위해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제부터 남은 임기, 행정을 공격적으로 하겠다."

취임 1년이 지나면서 김 시장이 던진 메시지다.  김지혁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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