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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장세련
삽화 장세련.

여인이 옷을 벗으면 정해놓은 순번의 사내가 여인을 차지했다. 나머지 사내들은 두 사람의 정사 장면을 지켜보며 자신의 좆을 꺼내들고 용두를 쳤다. 깨끗하게 일을 끝낸 사내는 여인의 옷깃까지 단정하게 여며주고 산 아래로 내려보냈다.

 "배 지난 자리에 표시가 남는 것도 아닐세. 자네 서방한테는 아무 일도 없었다고 시침을 뚝 떼게. 혹시라도 이 일로 소박을 맞거든 이리로 찾아오게. 내 자네 하나쯤은 먹여 살릴 자신이 있으니까."

 그러면 여인은 정사를 치른 사내에게 정중하게 인사까지 하고 산을 내려갔다. 그 일로 파탄을 일으켜 관가에 고변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특별한 경우도 있었다. 순흥에 사는 안흥선이란 부자가 산을 넘게 되었다. 영월에 있는 백부의 장례를 치르고 마구령을 넘어 순흥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부인과 함께 건장한 머슴 한 명을 데리고 산을 넘었다. 그날 순번이 정해진 산꾼은 좆이 크기로 소문이 난 김장복이었다. 옷을 입고 있어도 사타구니가 묵직해 보일 정도였다. 크기만 큰 것이 아니라 넘치는 욕정을 감추지 못했다. 툭 하면 아무 데서나 좆을 꺼내 들고 용두질을 쳤는데 그 크기가 오래 묵은 칡뿌리처럼 우람했다.

 그날도 산꾼들은 안 부자를 설득해 머슴과 함께 먼저 산을 내려 보냈다. 안 부자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목숨을 내놓느니 사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고개에서 내려와 물가에 도착한 안 부자는 머슴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었다. 

 "우리가 산적을 만난 이야기는 절대로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 조금이라도 그런 말이 떠돌았다가는 너도 죽고 나도 죽을 테니 그런 줄 알아라."

 안 부자는 속이 부글부글 끓는데도 다음 일을 먼저 걱정했다. 부인이 몸만 성히 돌아온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었다. 초조한 마음으로 산꼭대기만 쳐다보는데 시간은 너무나 야속하게 더디 흘러갔다.

 김장복은 안 부자와 머슴이 산을 내려가자 정중하게 부인 앞에 무릎을 꿇었다.

 "부인 너무 야속하다 생각지 마시고 이 불쌍한 놈에게 몸으로 보시를 한다고 생각해 주십시오. 이 불쌍한 사내들이 일 년을 넘게 분 냄새를 맡지 못하였습니다."  

 안흥선의 부인은 놀라는 기색도 없이 김장복의 바지춤을 곁눈질로 쳐다보더니 지긋한 목소리로 물었다.

 "서방님 함자가 어떻게 되는지요?"

 지금까지 산채 사내를 거쳤던 여인 중에 당당하게 이름까지 물어본 경우는 없었다.

 "김장복이라 합니다."

 "김장복이라. 참 좋은 이름입니다. 내 서방님의 함자는 죽는 날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말을 마친 부인은 스스럼없이 옷고름을 풀었다. 김장복을 둘러싼 산채 사내들은 벌써 바지춤에 손을 집어넣고 흔들어댔다. 김장복은 아랫도리가 불끈 솟아올랐다. 눈을 게슴츠레 뜨고 부인의 손짓하나 놓치지 않고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었다.

 드디어 부인이 마지막 속곳을 벗어 놓고 사내들이 깔아놓은 작은 멍석 위에 누웠다. 반듯하게 누운 자세에서 무릎을 세우고 약간 벌리니 무성한 거웃이 한눈에 들어왔다. 김장복은 슬그머니 손을 뻗어 부인의 발을 잡았다. 부인의 무릎이 살짝 떨리는 게 눈에 보였다.

 김장복은 노독에 지친 부인의 발을 정성스레 주물렀다. 발바닥은 물론이고 발등까지 부드럽게 주물렀다. 한참을 그렇게 발만 주무르자 부인의 몸이 조금 풀린 듯했다. 한쪽 발을 들어 올려 입술에 대고 가볍게 문지르자 작은 신음이 들렸다.  

 그걸 구경하는 사내들은 벌써 파정을 하느라 정신없었다. 여기저기서'윽윽'하는 신음이 터져 나왔다. 매번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급하게 바지를 벗고 올라가 방아질을 하기 일쑤였다. 그러면 순식간에 파정을 해버리고 바지춤을 끌어올리기 바빴었다. 그러니 일이 끝나기 전에 얼른 용두질을 마치는 게 대수였다.

 김장복은 물건만 큰 게 아니었다. 어디서 배운 것인지 여인을 다루는 솜씨가 남들 같지 않았다. 발을 내려놓은 김장복은 검지 하나로 정강이를 훑어 올라갔다. 손가락이 무릎에 닿자 부인의 입에서 제법 큰 신음이 터져 나왔다.  (월·수·금 게재됩니다) 김태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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