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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영 박사·울산연구원 빅데이터센터장
박재영 박사·울산연구원 빅데이터센터장

울산시민이라면 누구나 내 집 앞 공원처럼 드나드는 곳 중 하나인 울산의 대표정원인 태화강국가정원은 올해 봄부터 다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코로나 팬더믹으로 국가정원이 관광지라는 이미지를 벗고 시민들의 산책과 힐링이 되어주는 역할을 하다가 다시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였다. 지난해까지 잔잔하고 조용한 공원 산책로인 마냥 느껴졌다면, 올해부터는 다시 다양한 음악, 행사, 이벤트 등이 등장하면서 옛 태화강국가정원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방문객들의 계측기 집계, 설문 데이터를 살펴보면 2022년 5월 대비 2023년 5월에 방문객은 약 4배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방문객의 절반인 약 49.9%는 만남의 광장을 찾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태화강국가정원의 첫 이미지는 만남의 광장에서 우선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방문객들이 태화강국가정원에 방문해서 인근에서 식비로 3만원 이상 지출한 사례도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데이터로 본 태화강국가정원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을 생각해보니 앞서 시민들만의 조용한 정원이었단 점에서 그리움이 남아 서운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활기를 얻은 것을 바라보면서 기쁜 마음이 벅차게 오른다. 

그렇다. 태화강국가정원은 우리들만의 소중한 자원이 아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공간을 잘 유지하고, 개선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이기도 하다. 태화강국가정원에서 진행된 프로그램들의 만족도와 전반적인 태화강국가정원의 만족도는 각각 약 10%, 5% 정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팬더믹 때는 야외 프로그램의 희소성으로 인한 만족도가 높다가 2023년부터 외지인들도 많이 오면서 복잡해진 공간, 국가정원이라는 또 다른 기대치에 부응 못하는 결과가 아닐까 본다. 구체적인 설문 데이터를 살펴보면 침수나 태풍으로 인하여 파손된 시설과 복구를 위한 일부 공사와 흔적이 그들의 눈에는 많은 아쉬움으로 남은 듯하다. 반대로 생각하면 태화강국가정원에 대해 그들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는 방증이며 자연재해로 인하여 아쉬움이 크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첫 술에 배불릴 수 없듯이 지난 6월 코로나 해제가 공식화 되면서 손님 맞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예상치도 못한 일련의 과정인 것이다. 

그래도 방문객들이 와서 그들에 비추어진 태화강국가정원의 모습에서 만족도가 높았던 것은 꽃축제경험(68.2%), 정원체험·전시 프로그램(42.4%), 특별공연(21.2%), 포토존(18.3%) 등 순으로(복수선택) 나타났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원이 주는 꽃, 자연 등이 주는 경험과 체험이 아주 인상적으로 남았다는 의미이다. 도심과 자연에서 보기 힘든 꽃의 향연과 이를 활용한 문화행사 및 프로그램들이 그들에게는 또 다른 힐링을 주는 것이나 다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 마음속에 흔적을 남기기 위해 포토존의 색다른 경험은 또 다른 재미를 남겼을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태화강이라는 자연 환경에서 제한된 인공 시설물이나 건축물을 배제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그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 본다. 

이러한 방문객들이 보여준 의미를 잘 담아내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며, 이러한 의견도 들어보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물론 글로벌 기업들이 주관하는 대형 놀이시설물이나 체험시설물도 중요하다. 기업이 제품의 특성에서 소비자의 니즈를 다양하게 접근하여 맞춤형으로 다양하게 제품화하듯이 우리 울산도 어느 특정한 공간에 대한 니즈에 다 만족을 줄 수는 없겠지만, 특성을 살려서 극대화하는 노력이 더 중요할 듯하다. 

빅데이터도 그렇다. 모두가 다 만족하는 데이터만 확보하거나 수집할 수 없다. 어느 누구에게는 소중한 데이터이나, 많은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계륵인 마냥 버릴 수 없다. 그 데이터는 누구에게는 정말 소중하고, 의사결정에 큰 주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도 의미 있고 없고의 잣대가 아닌 데이터로써의 요건만 갖출 수 있다면 의미와 상관없이 수집을 해야 한다. 내일 당장 필요하지 않을지언정 추후 어느 중요한 의사결정에 필요할 수 있는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수집도 분석도 지금은 어떠한 이슈가 없더라도 누적되어 쌓인다면, 어느 막강한 발언보다 더 큰 힘을 보여줄 수 있다. 태화강국가정원도 지금은 당장 모두에게 만족을 줄 수 없더라도 이러한 관심이 쌓여서 관리한다면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우리만의 공원이 될 수 있다. 그것이 우리 울산의 막강한 무기가 될 것이다. 박재영 박사·울산연구원 빅데이터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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