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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불출마, 김기현 대표 장고 등으로 이어지는 일연의 사태에서 김 대표 사퇴를 요구한 중진들을 집단적으로 비판했던 일부 초선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김기현 체제 사수를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으로 파악했지만 장 의원의 불출마 이후 난기류가 형성되면서 과거에는 쇄신을 주도했던 초선의원들이 이제는 권력의 '홍위병'이 됐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16대 국회 당시 남경필·원희룡·정병국(남원정) 전 의원들이 주도한 '미래연대', 18대 국회 당시 김선동·김영우·정태근 전 의원이 만든 '민본21'은 '여당 내야당'으로 불릴 정도로 개혁적인 성향을 띄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3일 "초선은 늘 정풍 운동의 중심이었는데 이 당은 일부 초선조차도 완장 차고 날뛸 정도로 당이 망가져 버렸다"라며 "그런 당에서 쇄신 공천이 가능할까"라는 글을 올렸다.

 지난 11일 국민의힘 의원 단체 대화방이 술렁였다. 서병수·하태경 의원 등 비윤(비윤석열)계 중진 의원들이 '김기현 사퇴론'을 띄운 직후였다. 영남권 초선 의원들인 박성민(울산 중구), 강민국(경남 진주을), 전봉민(부산 수영구), 양금희(대구 북구갑), 윤두현(경북 경산), 이인선(대구 수성을) 의원과 배현진·이용·최춘식·태영호 의원 등은 페이스북과 의원 단체 채팅방 등에 김 대표에게 결단을 촉구한 중진 의원들을 겨냥, '자살특공대' '퇴출대상자' '내부총질' '엑스맨' '온돌방 중진'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3·8 전당대회 당시 초선 의원 48명이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를 막으려 했던 '나경원 연판장 시즌2' 같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들 모두 '나 전 의원 연판장 사태' 당시 서명했던 의원들이다.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를 밀었던 주축으로 친윤 초선 의원들 입장에선 김 대표 체제가 유지돼야 공천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처럼 단체 행동에 나서는 초선을 향해 과거 개혁성향의 소장파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는 당내 계파 갈등이 심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대 국회부터 친이계와 친박(친박근혜)계로 갈라진 계파 정치가 본격화된 이후 소장파의 개혁 목소리가 사라졌고, 공천 시즌마다 '물갈이 대상'으로 꼽히는 영남권 의원이 많아진 것도 초선들의 운신 폭을 좁힌 원인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수도권 의원은 "개혁을 향하던 '초선의 반란'이 21대 들어서는 권력을 지키는 데 활용된 것"이라며 "가장 혁신적이고 과감해야 할 초선들이 권력의 눈치만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응삼기자 us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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