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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체온은 36.5도로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나, 외부 온도나 습도에 따라 이를 유지하기 위해 신체 반응이 일어난다. 특히 기온이 떨어지면 피부를 통한 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감 신경이 활성화돼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 박동 수가 빨라지며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기온이 1도 하강하면 수축기 혈압이 1.3㎜Hg 정도 상승하는데 평소에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혈관 상태가 환절기에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로 인해 불안정하게 바뀌면서 예상하지 못한 심장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심근경색증은 겨울에 50% 이상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사망률 또한 발생률에 비례해 높아진다. 이처럼 기온 변화가 심한 환절기에 더 유의해야 할 심혈관질환에 대해 울산병원 심장내과 손창배 과장(전문의)으로부터 자세한 내용을 알아본다.

손창배 울산병원 심장내과전문의가 수술하고 있는 모습. 울산병원 제공
손창배 울산병원 심장내과전문의가 수술하고 있는 모습. 울산병원 제공

- 심혈관질환 가운데 돌연사 위험이 큰 질환을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심장 돌연사는 예측하지 못하는 갑작스런 심장 사건에 의해 일어나는 사망을 의미하는데,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부정맥도 있지만, 대부분이 관상동맥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해 주는 심장혈관은 왕관 모양처럼 생겼다 해 관상동맥이라 하는데, 관상동맥 내에 콜레스테롤로 인한 노폐물이 쌓여서 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을 관상동맥질환이라 한다. 좁아진 상태를 협심증, 완전히 막혀버린 상태를 심근경색증이라 하는데, 특히 심근경색증은 심장에 혈류 공급이 전혀 되지 않기 때문에 심장 마비를 일으키는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해 심장 돌연사를 유발하게 된다.

 

- 협심증의 종류와 특징은 어떻게 되나요?
△협심증은 안정형 협심증, 불안정 협심증, 변이형 협심증으로 나뉠 수 있다. 만성 질환인 안정형 협심증은 심장혈관이 좁아져 있고 운동을 하거나 힘든 일을 하는 경우 흉통이 발생하며, 휴식 시 호전되는 양상을 나타낸다. 기본적으로는 약물 치료를 우선적으로 하며, 생활 습관 개선 및 위험 요소 (혈압, 당뇨, 흡연, 콜레스테롤 등) 관리가 요구된다. 

급성기 질환인 불안정 협심증은 심장 혈관이 조금 더 좁아지면서 흉통의 빈도나 강도가 악화되는 상태를 말하며, 대부분 약물 치료와 시술이 같이 이뤄진다. 변이형 협심증은 일반적인 협심증과는 다르게 혈관이 지속적으로 좁아져 있는 상태가 아닌 어떤 외부 자극에 의해 일시적으로 수축해 좁아졌다 넓어졌다를 반복하는 협심증의 한 종류다. 대부분 약물 치료에 반응이 좋으며, 시술까지 진행할 필요가 없는 협심증이다.

- 평소 협심증이 있다면 심근경색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을까요?
△전문기관에서 안정형 협심증 진단을 받고 관리가 잘 되는 상태에서 심근경색증으로 변하는 경우는 아주 드문 경우다. 다만 흉통이 있는데 이를 가볍게 여기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불안정형 협심증으로 진행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바뀌는 경우가 있다. 약물 복용을 잘하지 못했거나, 혈압·당뇨 관리가 잘되지 않거나, 흡연을 지속하는 경우에 심근경색이 상대적으로 잘 발생하는데, 관상동맥 혈관 벽에 쌓여 가던 콜레스테롤이 갑자기 터지면서 혈전을 유발해 관상동맥을 순간적으로 완전히 막아 버린다. 이런 경우 심한 흉통을 느끼게 되는데 심장 마비가 올 수도 있는 위급한 상태이므로 즉시 119를 통해 가까운 심장전문병원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그러나 평소 규칙적인 약물 복용과 위험 요소들을 잘 관리하고 있는 대부분 환자는 이런 응급 상황을 만나게 되지 않으니 평소 심장관리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아이클릭아트
ⓒ아이클릭아트

- 심근경색에 주의해야 할 고위험군에는 어떤 환자들이 속할까요?
△심근경색증의 주요 위험인자로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나이 등이 있다. 고령으로 갈수록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발병률이 높아지므로 조기 검진을 통한 사전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흡연은 혈관 질환의 아주 위협적인 인자로 다른 위험 인자를 동반한 사람은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심혈관계 질환 예방 생활지침. 울산병원 제공
심혈관계 질환 예방 생활지침. 울산병원 제공

- 심혈관질환 응급처치 방법은?
△갑작스러운 심한 흉통이 발생한 경우는 즉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해 심장전문병원 응급실을 내원해야 한다. 만약 의식을 잃었을 경우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119가 도착할 때까지 양쪽 가슴 가운데를 두 손으로 강하게 분당 100회 정도의 속도로 압박해야 한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구강 대 구강 호흡보다 가슴 압박이 더 중요하니 간단하게 1초당 1.5번 정도로 가슴 압박에만 집중하시면 된다.

 

- 약물요법과 스텐트 시술 치료는?
△심장혈관질환을 진단받았다면 치료와 상태 악화 방지를 목적으로 약물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혈압 및 혈당 관리, 콜레스테롤 관리를 위해 약물이 사용되며,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수치 변화를 확인하게 된다.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꾸준한 약물 복용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시킬 수 있으니 약물 중단 및 감량은 반드시 심장 전문의와 상의하고 조절해야 한다. 약물 치료로 증상 개선이 없거나, 진단 시 이미 심장 혈관이 너무 많이 좁아져 있는 경우 스텐트 삽입이나 풍선 확장술 같은 시술이 필요하다. 시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병변이 심한 경우는 관상동맥 우회술이라는 수술적 치료가 고려되기도 한다. 시술이나 수술 이후에도 지속적인 약물 복용과 식이요법, 적절한 운동을 통해서 재발 방지를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손창배 울산병원 과장·심장내과전문의
손창배 울산병원 과장·심장내과전문의

- 예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심장혈관뿐 아니라 모든 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험 인자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반드시 금연해야 하고,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관리가 필요하다. 나트륨은 혈압을 올리기 때문에 싱겁게 먹어야 하고, 혈당 관리를 위해 규칙적인 식사시간과 더불어 당 지수(Glycemic index : Gl)가 낮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주 3회 이상, 1시간에 5㎞를 갈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걷기 운동이 심폐 지구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겨울철 아침 야외 운동은 가급적 피하고, 외출 시에는 보온 장비를 충분히 갖춘 다음 활동하기를 권한다. 정리=민창연기자 changy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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