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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 활동 최상여건·우수한 관광자원 산재
매년 100만명 방문 전국 명소 거듭났지만
대부분 등산·트레킹위한 당일방문에 그쳐

일대개발사업 규제·환경단체 반발로 제동
온천지구·자수정동굴 등 주변 연계도 미미
장애인·어르신 등 사회약자 접근성도 과제
 

울주군 영남알프스와 등억온천단지 일대 전경. 울산시 제공
울주군 영남알프스와 등억온천단지 일대 전경. 울산시 제공
울주군 영남알프스 간월재 억새평원 전경. 울산신문 자료사진
울주군 영남알프스 간월재 억새평원 전경. 울산신문 자료사진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 등산객들로 붐비는 고헌산 정상. 울산신문 자료사진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 등산객들로 붐비는 고헌산 정상. 울산신문 자료사진
2023 울주 트레일 나인 피크 대회 모습. 울주군 제공
2023 울주 트레일 나인 피크 대회 모습. 울주군 제공
종교계, 환경단체 일각에서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조성 사업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울산신문 자료사진
종교계, 환경단체 일각에서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조성 사업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울산신문 자료사진

 

신불산, 간월산, 운문산과 가지산 등 산군이 자아내는 아름다움과 장엄하기가 유럽의 알프스산맥과 비견돼 이름 붙여진 영남알프스는 명실상부 울산광역시를 대표하는 산악 명소다. 한 해 평균(2014년~2019년 기준) 100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리는 영남알프스(울산권 관광계발계획 분석)는 울산 관광하면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관광지로도 손꼽힌다. 향후 울산시가 국가대표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태화강국가정원과 함께 영남알프스를 개발과제의 최우선 순위로 삼아야 함은 최근 10년간의 관광지 방문객 추이가 방증한다. 그러나 산악 환경 특성상 일대 관광개발이라는 작용에 환경, 규제 등의 반작용이 뒤따르며 사업 추진에 잦은 제동이 걸리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이 십수년 이상 이어지는 탓에 이제는 영남알프스 종주도시로서 울산의 위상까지 흔들리고 있다. 본보는 영남알프스 관광의 현주소와 산악관광 중추로서의 잠재 역량 및 문제점을 타개할 수 있는 개발 방향성에 관해 두 편에 걸쳐 살펴본다.

국제적 행사 개최지로 인기…트레킹 등 산악 활동에 국한

울주군 상북면에 위치해 경상남도 밀양시, 경상북도 청도군까지 아우르는 영남알프스는 산악관광 명소로서 수많은 산객의 발걸음을 울산으로 향하게 하는 울산시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해마다 영남알프스를 배경으로 개최되는 산악 행사는 연간 수만명의 인파를 불러 모을 만큼 큰 인기다.

 '울주 트레일 나인피크'는 국내외 참가자들과 행사를 즐기기 위한 방문객이 1만명 이상을 기록할 만큼 국내 최대규모로 개최되며 '울주세계산악영화제' 등 국제적으로 손꼽히는 산악 영화 행사도 열린다.

 더불어 영남알프스 1,000고지 8봉우리 완등 사업은 시행 초기부터 해마다 수만명의 참여자들이 몰리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등산, 트레킹 등 산악 스포츠 활동 이외에 방문객이 체류할 만한 콘텐츠와 시설의 부재로 '관광' 명소보다는 '산악 스포츠 활동' 명소의 색채가 강하다.

 실제로 울산시의 '제7차 울산권 관광개발계획' 수립 간 분석에 따르면 방문객들이 주로 등산, 트레킹을 위해 당일 방문하는 이용행태를 보이며 대부분 연 2회 미만으로 낮은 재방문율을 보인다. 이는 영남알프스가 그 명성에 비해 산악 관광지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함을 시사하며 순탄치 못한 일대 관광 관련 개발사업도 관광 역량 약화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체류할 수 있는 숙박시설·콘텐츠 부족 최대약점 꼽혀

영남알프스는 최상의 산악 활동 여건뿐만 아니라 간월재 억새평원 및 고산습지 등의 경관 명소, 등억온천, 자수정 동굴나라 등 시설형 자원까지, 지역 일대에 우수한 관광자원이 다수 산재해 있다.

 다만 산악 관광권 단지로서 상호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는 좀처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영남알프스를 찾는 산악인들과 일반방문객, 울산시와 울주군 등 지자체에서는 일대 관광의 최대 약점으로 체류할 수 있는 숙박시설과 콘텐츠 부족을 꼽는다.

 이와 함께 험하고 높은 산세에 따른 장애인·노약자·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의 자원 접근 어려움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는 일대 관광을 제공할 수 있는 대상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산을 오르내릴 수 있는 신체가 건강한 사람들만이 영남알프스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지자체는 체류형 관광시설 도입과 케이블카 조성이 일대 관광 산업 발전과 함께 미흡한 부분에 대한 보완책이 돼줄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개발사업이 산악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이에 뒤따르는 각종 법적 규제, 일부 단체의 반발 등이 사업 추진을 가로막고 있다.

 환경과 규제에 발 묶이는 일대 개발사업

일찍이 울산시와 울주군에서는 영남알프스의 관광 산업 발전을 위해 관광 온천단지, 케이블카 조성 등의 개발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지난 1998년 등억알프스리를 중심으로 기반시설이 준공되며 대규모 온천단지로 형성된 등억온천지구는 온천법에 따른 개발 족쇄가 채워지며 다방면의 관광 콘텐츠 조성길이 막혔다.

 이에 온천이라는 유일한 콘텐츠에 매달리며 특색 없는 숙박시설들만 들어찼으며 현재는 부동산 투기, 개발 중단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 단순 모텔촌으로 전락한 실정이다. 

 이마저도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온천 목욕탕, 숙박업소들의 줄폐업까지 이어지고 있다. 

 온천지구가 일대 영남알프스라는 훌륭한 산악 자원과 체류형 관광 측면에서의 연계를 이루기가 요원해진 것이다.

 지난 2001년 조성 계획이 발표됐던 일대 케이블카 사업은 20여년 이상을 삽조차 못 뜨고 있다.

 케이블카 설치에 따른 각종 환경문제와 관련 규제, 지역 환경단체 반발로 사업 시행에 번번이 제동이 걸린 탓이다.

 당시 등억온천지구부터 신불산 정상까지를 노선으로 하는 케이블카 조성 계획 발표와 동시에 일대 산악 환경에 미칠 악영향을 내세운 케이블카 사업 반대 주장이 빗발쳤다.

 더불어 지난 2016년에는 케이블카 조성의 실질적인 허가권을 가진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신불산 노선'이 자연공원법에 어긋난다며 불가 입장을 공식 통보해오며 해당 노선이 전면 백지화됐다.

 지지부진하던 케이블카 조성사업은 오랜 시간에 걸쳐 등억온천지구 일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겼으며 이는 곧 개발 부담으로 작용해 사실상 일대 개발 중단으로 이어졌다. 이 가운데 밀양시는 울주군과 비슷한 시기인 2002년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시설 착공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 결과 2010년 사업 승인을 통해 2012년 산내면 얼음골 일대에 케이블카를 개통, 영남알프스 경관을 보고자 해마다 찾아드는 20여만 관광객의 발길이 울산이 아닌 밀양으로 향하고 있다.

 다음 해인 2025년 울주군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가 사업계획에 따라 정상 마무리되더라도 이미 원조 타이틀을 차지한 밀양시와의 관광객 유치전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렇듯 울산시는 현재 영남알프스 일대 관광자원 활용을 위해 풀어가야 할 수많은 개선 과제를 떠안고 있다. 확고한 방향성을 밑바탕에 둔 적극적인 관광개발 사업 추진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영남알프스 종주도시로서 울산의 위상이 바람 앞에 등불 신세를 면하긴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민창연기자 changy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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