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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중산층이란 OECD의 기준에 따르면 한 가구의 소득이 전체 가구를 소득 순으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계층을 말한다. 중위소득의 50∼150%인 가구가 중산층에 해당한다. 

 이 기준으로 보면 중위소득의 50% 미만은 빈곤층이고, 150% 이상은 상류층이다. 일반적으로 보면, 굶지 않고 적당히 먹고 살만한 정도, 사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큰 부담없이 지출할 수 있는 정도,  돈 문제로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는 정도로 해석된다. 

 기본적으로 생활의 여유가 없으면 생활 자체가 고달프다. 사회적으로도 불만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래서 중간계층의 비중은 사회의 안정적 발전과 관계가 있다. 누구나 돈이 많으면 좋겠지만, 자본주의는 경쟁 사회라서 상위층, 중산층, 하위층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알려진 바로는 한국인의 중산층 기준은 하나 같이 경제적 수준 위주로 되어 있다. 부채 없는 아파트 30평 이상, 월급여 500만원 이상, 자동차 2,000CC 급 이상 보유, 예금 잔액 1억원 이상, 해외여행 1년에 한 차례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보유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아파트 값이 폭등한 이후로는 그 기준이 더 높아졌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돈 문제로 직결된다. 다다익선을 향하여 누구나 죽기 살기로 매진할 수밖에 없다. 경쟁이 치열해진다. 여기서 뒤지면 결혼도 포기해야 하고 출산도 포기해야 한다. 

 요즘은 계산기를 놓고 상대의 연봉 수준은 물론, 장차 물려받을 부모의 재산 상태, 조부모의 재산 상태까지 본다고 한다. 젊은 세대가 결혼을 기피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결혼자금이었다. 우리나라가 인구절벽으로 가는 원초적 이유다. 

 이렇게 모든 기준을 돈으로 놓고 보니 사회적 병폐가 생겨난다. 때로는 부정한 방법으로 치부하는 사람도 생긴다. 여기서 뒤쳐진 사람은 무시당하며 비교 열위의 불만을 갖게 되어 있다. 시회가 분열하며 갈등이 야기되고 계층이라는 것이 만들어진다. 

 한때 여자를 사귄 적이 있다. 나이 들어 만났으니 경제 활동을 하면서 각자 유지할 생활 능력이 있고 각자가 쌓아온 노후자금도 있어서 그대로 각자 유지하며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여자는 “결혼하면 화장품 값은 줘야 할 것 아니냐?"고 했다. 생활비야 어차피 들어가겠지만, 여자의 화장품 값이 얼마나 되는지는 잘 알지 못해서, 자존심도 없는 여자라고 보고 결별했다. 

 결혼 중개업소를 통해 만난 여성들도 남자의 경제적 능력만 따졌다. “차를 어디다 주차했느냐?"고 묻는 것은 차종을 보고 경제력을 판단하려는 의도였다. 사랑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것은 한갓 낭만에 불과했다. 사랑은 돈이 있으면 저절로 싹튼다는 것이다. 

 심지어 빚이 좀 있는데 갚아 줄 수 있느냐고 노골적으로 나오는 여성도 있었다. 결혼을 의논하는 초면인 자리에서 도저히 할 수 없는 말이었다. 그렇다 치자. 그래서 차라리 혼자 즐기며 산다.  

 나는 자칭 중산층이다. 빚 없고, 먹고 입고 쓰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노후 잔여 생활을 15년으로 볼 때 그만하면 노후 대비는 되어 있는 셈이다. 그래서 혼자 산다. 

 선진국의 중산 층 기준으로 볼 때, 우리의 배금주의 위주의 기준은 낯부끄러울 정도다. 프랑스 중산층의 기준으로 외국어, 스포츠, 악기, 요리, 외에 공분에 참여하고 약자를 돕고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등이 있다. 영국은 페어플레이, 자신의 주장과 신념, 독선적 행동 자제, 약자 두둔, 강자 대응, 불의, 불평, 불법에 대처한다. 미국은 자신의 주장, 사회적 약자 도움, 부정과 불법 저항, 비평지 구독 등이다.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며, 삶의 가치관은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하는 비교다. 우리도 졸부 근성인 물질적 부의 기준에서 벗어나서 정신적 부의 가치관으로 옮겨가야 제대로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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