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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시 행정구역명칭 변천사' 표지. 울산역사연구소 제공
'울산광역시 행정구역명칭 변천사' 표지. 울산역사연구소 제공

울산연구원 울산역사연구소는 박채은 향토사연구가의 '울산광역시 행정구역명칭 변천사 조사'를 펴냈다. 울산에서 행정구역 변화는 전근대 시기에는 세력의 통합 읍격(邑格)의 변화, 근현대 시기에는 1914년 읍면 통폐합, 1962년 울산공업센터 지정 등 지역사회를 뒤흔든 사건이나 기관의 설치 등에 영향을 받아 진행됐다. 행정구역 명칭 정리는 지역사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요소다. 행정구역 명칭은 생활 속에서 수도 없이 말하고 듣고 이용하기 때문에 우리 일상과 밀접하기도 하지만 그 속에는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이 들어가 있다. 따라서 행정구역 명칭의 변천사를 조사, 정리하는 것은 울산 역사 연구를 위한 중요한 기초작업이다.

박채은 향토사연구가는 행정구역 명칭의 변천사를 조사하기 위해 '울산부호적대장' '조선·대한제국관보' '조선총독부관보' 등의 자료를 활용, 문헌자료 등의 한계로 일부 잘못 전해지고 있는 지역(지명)의 정확한 유래와 연혁을 찾아냈다.

 울주군의 12개 읍면 중 서생면과 온산읍, 삼동면은 지금까지도 연혁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이번에 자세하게 밝힐 수 있음은 큰 성과로 평가된다.

 신라 제49대 헌강왕 때 울산 개운포의 처용설화에 등장하는 처용이란 인물을 지명에 옮겨 처용리라는 마을을 만든 호적단자의 발굴로 처용리의 실체를 확인했다.

 현 온양면 운화리의 전신인 온양면 건천리라는 지명도 발굴했다.

부록 '울산, 언양의 읍면제' 지역사 연구 도움

박 연구가는 지난 1931년 4월 1일 기존 '동면'에서 '방어진면'으로 개칭됐다는 것은 사료 조사·분석의 착오로 봤다. 1933년 당시 울산군 교육회에서 조사·정리해 출간된 '울산군향토지'에는 모두 동면으로 조사가 돼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가는 왜곡된 사료의 통용(通用)으로 보며 1931년 4월 1일이 아닌 1937년 7월 1일에 '동면이 방어진읍으로 개칭·승격됐다'고 결론 내렸다.

 현재 동구청 홈페이지를 보면 1936년 7월 1일 자로 동면이 방어진읍으로 승격됐다고 잘못 나와 있다.

 또 지금까지는 '울산군 부내면'이 '울산면'으로 개칭된 시기가 1917년 10월 1일로 알려져 있었으나 부산일보 기사 등 조사·분석에 의해 1918년(대정7) 2~3월 사이 개칭된 것으로 봤다.

 더불어 '영남읍지'(1895)에 범서면의 입암리가 누락 됐는데 읍지가 아주 짧은 기간(1894년11월~1895년5월) 졸속으로 편찬됐기 때문으로 박 연구가는 추정했다.

 박 연구가는 '학성지'(1749)와 '영남읍지'(1895)의 마을 단위(방·촌·리·동)는 각 문헌의 편찬 시기별 전후 시기에 사용된 마을 단위를 참작해 모두 리(里)로 일원화했다.

 '울산광역시 행정구역 명칭 변천사' 부록의 '울산, 언양의 읍면제'는 시대와 문헌별로 잘 정리돼 있어서 지역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 연구가는 "기존 선행연구에서는 다소 무리하고 어긋난 분석, 또는 확인하지 못한 부분 등으로 인해 울산 각 구·군청 홈페이지 등 일부 지역에서 연혁의 정체성에 대한 혼동을 야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이번 조사·정리의 취지와 목적이, 흐트러져 있는 사실을 찾아 울산의 연혁에 대한 정체성 확립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만큼 여러 전문 연구자와 공의를 거쳐서 잘못 전해지고 있던 문제들이 대부분 바르게 정리되게 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로 생각된다. 자료 분석을 잘못해 역사적 사실에 부합되지 않는 내용이 있다면 꾸짖고 바로잡아 활용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조선 후기-대한제국-일제강점기를 살아가는 울산 사람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데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울산의 국채보상운동, 소금세, 화적, 친위대에 관한 내용이 확인되기도 했다.

'근대신문으로 본 울산' 표지. 울산역사연구소 제공
'근대신문으로 본 울산' 표지. 울산역사연구소 제공

근대신문 속 울산기사 550여건 정리 

울산역사연구소는 또 일제강점기 울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근대신문자료집을 함께 발간했다.

 이번 자료집은 우신고 이현호 교사가 지난 1896년부터 1912년까지의 근대신문 속의 울산 기사 550여건을 정리한 것이다.

 역사연구소는 "근대신문에 게재된 울산 관련 기사를 검색하고 분석해 근대 초기 울산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봤다"면서 "이번 자료집 발간을 계기로 근대 초기 울산 연구가 더욱 활발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자료집 파일은 울산연구원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책자는 5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신청(홈페이지 소통마당)을 받아 선착순 배부한다.

 울산역사연구소는 울산의 역사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발굴·정리하고, 울산광역시사를 편찬하기 위해 설립한 기관이다. 

 이를 위해 울산 역사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자료를 찾고,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자료집 발간을 진행하고 있다.   김수빈기자 us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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