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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미 다운중학교 행정실장
조영미 다운중학교 행정실장

우리 집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 졸업식을 했다. 2년 전 큰아이 졸업식은 비대면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유난히 추웠던 졸업식 날, 학교 운동장에서 졸업식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집으로 돌아왔었다. 그런데 이번 둘째 아이 졸업식은 정식 초대를 받았다.

 둘째는 한 달 전부터 들떠 있었고 자기 분임에서 만든 영상을 졸업식 순서에 넣고 싶다고 전하기도 했다. 기어코 담임선생님에게 요청도 했으나 모든 순서가 짜여져 아쉽게도 넣을 수 없다는 얘기를 전달받았다고 한다. 졸업식 전날, 리허설을 하며 친구들이 많이 울었다고도 전해 주었다. 정들었던 초등학교를 떠나는 것, 친구들·선생님과 헤어지는 것은 정말 아쉬운 일이다.

 졸업식 당일 꽃다발을 준비해서 백양초등학교 강당으로 갔다. 강당 안에 빽빽하게 사람들이 차 있어 자리 잡기가 정말 힘들었다. 겨우 비집고 들어가 보니 어른들이 에워싼 중앙에 1반부터 6반까지 아이들이 졸업식 가운을 입고 의젓하게 앉아 있었다.

 6년 전 1학년 때도 아주 조그마한 모습으로 여기 이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지금의 모습은 엄청나게 커져 있었다.

 졸업식 현수막에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여러분의 빛나는 졸업을 축하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졸업장은 1반에서 6반까지 모든 아이가 한 명 한 명 무대에 올라 의미 있게 수여됐다.

 백양초등학교 졸업식에서 강당 위 아이들이 교장선생님에게 졸업장을 받을 때 화면에는 아이들의 장래 희망과 하고 싶은 말 한마디가 적혀 있었다. 아이들의 꿈은 수의사, 검사, 경찰, 유치원 교사, 가수, 심리학자, 연봉 2억 버는 회사원, 건물주 등 다양했다. 하고 싶은 말 한마디에는 '벌써 중학교 가네''학교 탈출''파이팅''운동만 할까?''6년 동안 모두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 등 순수한 아이들의 언어로 넘쳐났다.

 다음으로 아이들의 추억이 담긴 영상과 사진이 이어지니 아이들은 탄성을 지르며 아쉬워했다. 이별 노래와 교가 제창이 끝나자 졸업생들이 순서대로 강당에서 빠져나가 교실로 향했다. 강당을 나서는 순간 후배 학생들이 긴 복도에 나란하게 양 갈래로 줄 서서 졸업생들을 박수로 맞아주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 선배의 앞길에 꽃길만 가득하라고 응원하는 듯했다.

 아이들은 교실에서 선생님과 마지막 인사를 했고 아이들과 선생님은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집에 와서 선생님이 둘째에게 적은 편지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 둘째를 1년 동안 보며 느낀 것, 영상 시리즈가 계속되길 바라는 마음, 둘째에 대한 소망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분명 졸업식 전날 한 명 한 명 생각하며 애정을 담아 정성 들여 쓴 글이었다. 마지막 글귀 '어제의 마지막보다 내일이 아름답도록! 졸업 축하해!'가 선생님의 음성으로 아련하게 전해졌다.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는 졸업생들의 하루하루가 지금처럼 반짝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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