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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구 울들병원 정형외과 진료부장이 진료를 하고 있다. 울들병원  제공
김연구 울들병원 정형외과 진료부장이 진료를 하고 있다. 울들병원 제공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우리 생활은 몰라보게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여행을 갈 때도 전국지도, 지역지도 등 아주 큰 지도를 여러 장을 챙겨야 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로 현재 위치 확인, 내비게이션 기능까지 사용할 수 있는 세상이다. 책이나 문서로 접해야 했던 정보들도 이제는 어디서든 쉽게 알고 싶은 것만 찾아볼 수 있으며, 내가 원하는 음악이나 예능, 오락 등 영상들도 언제든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해 점점 발병률이 증가하는 질환도 있다. 바로 방아쇠수지 증후군이다. 울들병원 정형외과 김연구 진료부장을 통해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어본다.

정의

 오랜 시간 스마트폰을 하고 나면 손가락이 뻣뻣하고 뻐근한 통증이 생긴다. 스마트폰을 받치고 터치를 하는 반복적인 동작이 손가락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계속 손가락에 부담을 주게 되면 발생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 방아쇠수지 증후군이다. 방아쇠수지 증후군은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펼 때 '뚝'하는 마찰음과 함께 손가락이 갑작스럽게 튕기는 증상이 마치 방아쇠를 당기는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손가락을 구부리고 펴는 동작은 손가락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인체는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듯이 마찬가지로 손가락에도 각각 팔뚝 근육과 연결되는 힘줄이 붙어있다. 팔뚝 근육이 이 힘줄을 당기면서 손가락을 구부리게 하는 것이다. 이 힘줄은 손가락과 손바닥 사이 활차라고 하는 조그만 통로를 지난다. 

 손가락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힘줄에 염증이 생기고 두꺼워지는데, 이때 손가락을 움직인다면 두꺼워진 힘줄이 좁은 활차에 끼었다 억지로 빠지면서 마찰음이 생기고 손가락이 튕기는 것 같은 증상을 보이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를 보면 방아쇠수지 증후군 환자의 수가 2018년에는 21만 명에 그쳤으나 2022년에는 26만 명이 훌쩍 넘는 숫자로 약 25%가량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일상화로 손가락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사람의 수가 늘어 방아쇠수지 증후군의 발병률이 높아졌다고 분석된다. 또 코로나가 끝난 후 골프나 테니스 등의 스포츠가 유행하는 것도 발병률이 증가한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두 종목 모두 무겁고 긴 채를 손으로 꽉 쥐고 하는 운동인만큼 손가락에 부담을 크게 주기 때문이다. 또한 당뇨나 통풍, 류머티즘 관절염 등에 의해 이차성 방아쇠수지 증후군이 발생하기도 한다. 

증상

 방아쇠수지 증후군은 보통 자주 사용하는 손가락인 엄지, 중지, 약지에 자주 나타난다. 초기에는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펼 때 뭔가 걸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정도다. 그저 손가락에 피로가 쌓인 느낌이다. 

 그러나 점차 증상이 진행되면 손가락을 움직일 때 통증이 느껴지고 손가락을 구부리려고 할 때 '뚝'하는 소리가 나며 통증이 발생한다. 손가락을 많이 사용한 날이나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하게 느껴지며,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가락이 완전히 펴지지 않아 반대쪽 손을 사용해 손가락을 억지로 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손바닥 쪽으로 결절이 만져지거나 손바닥이 딱딱해지기도 한다. 

 손가락이 뻣뻣하고 통증이 있다는 점에서 방아쇠수지 증후군은 류머티즘 관절염과 헷갈리기 쉽다. 이 두 질환 모두 아침에 손가락을 구부리고 펴기 힘든 증상이 나타나는 점은 같다. 그러나 류머티즘 관절염은 아침에 손을 구부리기 힘들고 뻣뻣한 증상이 30분에서 한시간 이상 길게 지속되며, 손가락 관절 여러 마디와 양쪽 손에 대칭적으로 통증이 생기는 특징이 있다. 또한 손가락 마디만 아니라 다른 관절에서도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반면 방아쇠수지 증후군의 경우 많이 쓰는 손가락 한두 개 정도에서만 증상이 나타나는 차이점이 있다.

치료

 방아쇠수지 증후군의 초기 단계에서는 손을 사용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나아질 수 있다. 그러나 휴식을 취해도 증상에 호전이 없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힘줄이 심하게 손상되거나 손가락 관절염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손가락에서 마찰음이 나고 약간의 통증이 있는 정도의 증상은 소염진통제를 통해 염증과 부기를 가라앉힐 수 있다. 소염진통제를 사용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스테로이드 약물을 주사하기도 하는데, 잦은 주사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반드시 정형외과 전문의와 상담 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주사치료로도 증상 개선이 되지 않는 경우 수술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이라고 하더라도 다행히 10분 이내로 진행되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며 회복도 빠른 편으로 평균적으로 수술 후 2~3일 후에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예방

 방아쇠수지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가락의 반복적인 사용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한다면 사용하는 시간을 줄이고, 사용 중에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손가락을 자주 풀어주고 적절한 휴식을 가져야 한다.

 방아쇠수지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한 간단한 스트레칭은 다음과 같다. 준비물이 필요 없기 때문에 방아쇠수지 증후군이 걱정된다면 일상 생활 중 틈틈이 진행해준다. 

 책상이나 탁자 등 편편한 곳에 손바닥을 아래로 하여 가볍게 얹은 뒤 반대 손을 사용하여 엄지손가락부터 위로 향하게 들어 올리고 5초간 유지한 후 내린다. 손가락 전부 차례대로3회씩 반복하는데, 특히 아픈 손가락은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높이 들어올리도록 한다. 반복 동작을 끝내고 나면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하여 살짝 주먹을 쥐어 늘어난 손가락을 이완시켜 준다.

 아침 저녁으로 따뜻한 물에 손목을 담그고 부드러운 마사지를 하는 것도 방아쇠수지 증후군 예방이 큰 도움이 된다.   정리=민창연기자 changyoni@ulsanpress.net

김연구 울들병원 진료부장·정형외과전문의
김연구 울들병원 진료부장·정형외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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