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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교육청 교육감 직속 학교폭력근절추진단이 지난해 7월 19일 출범했다. 울산시교육청 제공
울산시교육청 교육감 직속 학교폭력근절추진단이 지난해 7월 19일 출범했다. 울산시교육청 제공

전국 최초로 교육감이 직접 관여하는 학교폭력 직속 기구가 지난해 7월 울산에서 출범했다. 천창수 울산교육감이 1호 결재로 서명한 '학교폭력근절추진단'이다. 그간 학교폭력심의는 각 교육지원청에 권한이 있다 보니 관할 구역별로 학폭 처리에 있어 간극이 발생하는 데다 수많은 민원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쉽지 않았다. 이에 교육감 직속의 컨트롤타워 설립으로 정책 결정 등 원스톱 대응 체계를 구축, 중대사안을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울산은 학교폭력이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로 학교 현장에서의 선제적 예방과 교육적 해결이 요구되고 있다. 다음은 울산시교육청 교육감 직속 학교폭력근절추진단의 역할 및 운영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천창수 교육감 1호 결재 추진 사업
울산은 매년 학교폭력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학교폭력발생 건수는 △2019년 624건 △2020년 873건 △2021년 1,004건 △2022년 1,278건이다. 

 지난해 집계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9월 기준 676건을 기록해 매년 추이를 감안할 때 약 1,300여건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또 최근 지난해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피해 응답률이 2.0%(1,639명)로 전국 평균(1.9%)을 웃돌았다. 이는 전년(1.8%)대비 0.2%p 증가한 수치다. 

 학교급별로는 초·중학교에서 매년 학교폭력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의 경우는 학부모의 민감도가 높아 관련 신고 건수가 높은 반면 전체 건수 대비 학교폭력 발생 건수는 중학교가 가장 높았다. 

 학교폭령 양상은 여전히 신체폭력이 가장 많지만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언어폭력, 사이버폭력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울산 학교폭력 발생 건수. 그래픽=오재홍기자
최근 5년 울산 학교폭력 발생 건수. 그래픽=오재홍기자

초기 화해·정리 강조…화해조정 건수 6배 증가
이러한 가운데 학생, 학부모, 교사, 전문가가 참여하는 교육감 직속 학교폭력추진단이 지난해 7월 출범했다.

 분산됐던 학교폭력 관련 사업을 추진단에서 컨트롤함으로써 각 교육지원청 간 학폭 대응 차이를 좁히고 피·가해자 지원 정책도 구체화해 조치 기준에 대한 일관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취지다.  

 추진단은 13명의 위원이 연 2회 원탁토론을 개최해 학교 폭력 관련 정책을 제안한다. 본청-교육지원청 학교폭력 전담부서 공동 협의체도 상시 운영한다. 

 또 중대사안 발생했을 때 교육감이 직접 챙기는 역할을 한다.

 약 9개월간의 운영기간 동안 교육감이 직접 챙긴 중대 사안은 10건이다.

 특히 천창수 교육감이 학교폭력근절추진단 정책협의회에서 학교폭력 발생 시 교육 현장에서의 '초기 화해·정리'를 강조한 결과 지난해 학교폭력 화해조정 지원 건수가 약 4개월간 29회로 전년(5회) 대비 6배 가량 증가하기도 했다. 학폭 사건에 대한 전체적인 지휘와 함께 무게중심을 잡아주고 있다는 평가다.

 민주시민교육과 학교폭력담당 박대광 장학사는 "학폭심의와 별개로 심의위원의 전문성, 예방교육, 중대사안 발생 시 공정성 지원 등 정책적 지휘를 할 수 있는 교육감 직속기구를 별도 설립해 학폭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학폭심의는 법률에 따라 제도적으로 조치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어 불복조치나 수많은 민원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교육감 직속의 컨트롤타워 존재만으로도 관련 사안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박대광 장학사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교육감 직속 학교폭력근절추진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세영기자 seyug@
울산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박대광 장학사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교육감 직속 학교폭력근절추진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세영기자 seyug@

학급 넘어 회복적 학교 만들기 정책 단계별 추진
올해는 학교폭력 사안 처리 절차가 대폭 변경되는 가운데 울산시교육청의 사건 처리 및 지원 시스템이 더욱 촘촘해질 전망이다. 추진단은 변경 내용이 단위 학교에 원활하게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9월 교육부 '학교폭력 제로센터 시범 운영 교육청으로 선정됐으며, △학교폭력 사안처리 139회 △학교폭력 피해회복 109회 △학교폭력 화해조정 29회 △학교폭력 법률 자문 57회 등을 지원했다.

 오는 3월부터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퇴직 경찰 등으로 구성된 학교폭력전담조사관 50명이 각 교육지원청 제로센터에 배치돼 학교폭력 사안처리를 담당하게 된다. 

 학교폭력사안 신속대응팀도 각 지원청별로 2곳에서 4곳으로 늘린다.

 또 학교폭력의 선제적 예방을 위해 관계 회복 중심 교육을 강화한다. 

 학생·학부모·교직원의 대상별, 학교폭력 예방 교육주간 운영으로 사이버폭력, 언어폭력 등 학교폭력 유형별 맞춤형 예방 교육을 강화한다. 

 학생 참여형 학교폭력 예방 사업으로 학교폭력 예방 릴레이 토크콘서트, 학생 참여형 연극·뮤지컬, 샌드아트, 학교폭력 예방과 관계 개선 역할극, 학교공동체 관계회복지구 등을 운영한다.

 지난해 시교육청은 교원과 학생 1만여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회복적 생활교육을 운영한 성과를 거뒀다. 

학교폭력근절추진단 교육공동체 원탁토론회가 지난해 하반기 학생, 학부모, 교사,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울산시교육청 제공
학교폭력근절추진단 교육공동체 원탁토론회가 지난해 하반기 학생, 학부모, 교사,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울산시교육청 제공

 올해는 교사와 관리자 대상 회복적 생활교육 연수를 개설하고, 찾아가는 회복적 생활교육을 강화하는 등 학급을 넘어 회복적 학교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단계별로 추진한다. 

 이와 함께 학교 구성원의 관계 맺기와 회복을 돕기 위해 사회정서 프로그램에 기반한 감정탄력성향상 프로그램을 새로 운영한다.

 민주시민교육과 학교폭력담당 박대광 장학사는 "학교폭력이 워낙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고 줄이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추진단은 해당 사업들을 평가하는 역할을 하며 이는 현재 시교육청 차원에서 추진 중인 대책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학교폭력 근절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폭력의 선제적 예방을 위해서는 교육공동체 관계회복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이를 위해 예방 교육에 힘을 쓰고 있다. 앞으로도 추진단에서는 학교폭력의 선제적 예방과 초기 대응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세영기자 seyug@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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