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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이 제작한 KTX-이음 열차 모습. 한국철도공사 제공
현대로템이 제작한 KTX-이음 열차 모습. 한국철도공사 제공

 

서울 청량리역에서 부산 부전역까지 준고속열차 'KTX-이음'의 완전 개통을 앞두고 울산기초자치단체들의 정차역 유치가 본격화되고 있다. 교통부장관과의 미팅을 비롯해 공기업 및 기업체들의 협조 요청에 나서는 등 관광활성화와 주민 이동 편의를 위해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18일 울산시와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준고속철도인 'KTX-이음'은 서울 청량리부터 경북 안동까지의 구간만 개통돼 운행 중이다. 

 하지만 올해말 안동~영천 구간 공사가 마무리되면 울산을 지나는 동해남부선과 연결된다. 울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KTX 노선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2시간 50분 만에 이동이 가능해진다.

 국토교통부는 신경주역~부전역 110㎞ 구간에 중간 정차역 2곳을 오는 10월 지정할 예정이다.

 울산에서는 남구 태화강역을 비롯해 북구 북울산역, 울주군 남창역이 정차역 후보다. 동해선남부선의 중심으로 꼽히는 남구 태화강역이 다소 유력한 상황에서 북울산역과 남창역도 지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관광객 유입, 주민이동편의 증대로 인한 지역발전 효과가 상당해서다.

 지난달 21일 울산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주재 민생 토론회에서 'KTX울산역이 울산 시내에서 너무 멀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정차역 유치가 가시화됐다.

 정차역을 희망하는 북구는 '북울산역에 KTX 이음의 정차가 경제적·정책적으로 타당하다'며 정차역 유치를 위한 용역을 지난해 마무리했다.

 북구는 정차역 유치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2030년 기준으로 이용 수요가 하루 평균 3,300여명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북울산역에 열차가 정차하면 북구 주민뿐만 아니라 중구와 경주 남부권(외동지역)도 수혜 지역(약 33만명)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최근 박천동 북구청장은 북울산역 KTX-이음 정차역 유치에 힘을 보태달라며 북구 인근 경주 외동 기업체에 서한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서한문은 경주 외동지역의 외동공단연합회 등 21개 기업협의체 단체에 전해졌다.

 북구는 또 18일부터 이번주 혁신도시 입주 기업 임직원 및 혁신도시 노조 연합회를 순차적으로 찾아, 정차역 유치 협조를 요청하며 관련 공문을 전달할 방침이다. 민·관·전문가 합동 태스크포스(TF)팀도 구성돼 본격 유치활동에 나선다.

 울산시의회에서도 북울산역 역세권 개발과 연계해 환승체계 개선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북울산역 유치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울주군도 남창역 정차역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울주군 역시 용역을 통해 남창역 유치가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남창역은 건설비용이 발생되지 않고, 연 13만명 이상의 이용객이 발생돼 예산 대비 높은 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또 석유화학복합시설 건설과 온산공단 확장단지 개발 등 교통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논리도 내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울주군)은 지난달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KTX-이음의 남창역 정차를 직접 건의하기도 했다.

 서 의원은 이순걸 군수와 함께 박 장관에게 KTX-이음이 남창역에 정차해야 하는 당위성을 강력하게 피력하며 군민의 염원이 담긴 유치 건의서를 전달했다.

 울주군 측은 남창역에 KTX-이음 정차역이 들어서면, 울주군 남부권의 성장동력이 강화돼 인근 부산·양산에 대응하는 신도시 건설로 18만명 이상의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정차역이 많아지면 역과 역 사이의 구간이 짧아, 준고속열차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울산연구원에 따르면 북울산역과 남창역이 태화강역과 각각 9.7㎞, 16.2㎞의 짧은 거리에 위치해있다. 준고속열차 KTX-이음의 최대 시속은 260㎞이라, 정차역 사이 거리를 최소 수십 킬로미터 이상이돼야 준고속열차 운행 취지와 부합된다.

 이런 이유로 북울산역과 남창역을 '선택 정차역'으로 지정해 두 역을 번갈아가며 정차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승길 울산연구원 연구위원(교통·물류)은 "한국철도공사도 운영수익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데, 노선을 보면 부산과 울산이 이용수요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태화강역이 울산 한가운데 있고 이용률도 높아 필수 정차역이되면, 북울산역이나 남창역이 선택 정차역으로 되면서 차츰 운행횟수를 늘려가는 방안을 모색해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서승원기자 ggundle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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