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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미제 연쇄강도범 체포
   상습절도범 검거 경찰청장상도

 

남부경찰서 강력반 천민환 형사.

 

 공권력이 우습게 유린되는 대한민국에서 경찰로 일한다는 것, 특히 강력 범죄와 맞닥뜨려야 하는 강력계 형사로 일한다는 것은 행운일까? 불운일까?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울산 남부경찰서 강력계에서 순경으로 근무하고 있는 천민환 형사(30)는 "어릴때부터 꿈꿔 온 강력반 형사가 된 나의 경우는 분명 행운쪽이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넘쳐나는 범죄에 반복되는 잠복근무의 피로가 어깨를 짓누를만도 하지만 큰 키에 날렵한 몸매는 쉽게 지치지 않는 듯 어려운 인터뷰에도 곧잘 말문을 터놓는다.


 민환 씨가 경찰에 입문한 것은 지난 2005년 11월, 181기 순경공채를 통해서다. 경찰제복을 입은 그날 부터 민환 씨는 줄기차게 강력반 근무를 고집했다. 경찰 고시를 준비하던 시절, 아니 훨씬 오래전 어릴때 부터 강력범과 '자웅(?)'을 겨루는 강력반 형사를 꿈꿔왔기 때문이다.
 꿈이 이뤄진 것은 경찰 입문 후 4개월 뒤인 2007년 2월. 남부서 폭력팀을 거쳐 드디어 강력반 막내로 첫 발을 내딛었다.


 열정과 투지가 넘쳤던 초임 강력반 형사시절 부터 보람과 긍지가 생긴 것은 물론 아니었다.  갈수록 지능화된 강력범을 추적하는 일은 결코 녹록치 않았으며 오랜 시간 지루한 잠복근무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준비된 자의 능력 발휘는 곧 나타났다.
 지난 2008년 4월 민환 씨는 선배인 박성윤 경장과 팀을 이뤄 미제사건이던 '연쇄 강도·강간범'에 수갑을 채웠다.


 당시 범인은 2005년 울산 남구 삼산동과 달동 등을 돌며 8차례에 걸친 강도·강간 범죄를 저질렀고 경찰은 대규모 수사인력을 투입해 검거작업에 나섰지만 홀연히 종적을 감춘 것이다. 지독한 끈기로 포기하지 않고 추적한 결과였다.
 최근 민환 씨에게 경사가 또 터졌다. 상습빈집침입절도범을 지난 21일 어렵게 붙잡아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강력반 형사가 주인공인 '와일드 카드'란 영화가 있어요. 극 중 주인공 대사가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어 다시 태어나도 강력반 형사를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강력 범죄에 맞서 결코 타협하지 않는 민환 씨는 아름다운 '민중의 지팡이'다.
 참고로 민환 씨가 감동을 받았다는 영화 대사를 굳이 소개하자면 이렇다. 
 "저 놈들은 늘 우리보다 빠르다. 우리가 앞서서 달려본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다행히 이 나라 대한민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북으론 60만 군대가 버티고 서 있다. 뛰어봤자다" 김지혁기자 usji@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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