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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까지 본관 우선 준공…내년부터 학생 수용
시교육청 "옹벽 붕괴지점 격리후 사후조치 진행"
학부모 "학기중 공사 불편등 대체시설 확보해야"


학교 공사 중 옹벽이 붕괴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은 울산외국어고등학교가 내년 1월부터 학생들을 수용하게 된다. 울산과학기술대학교의 임대기간 연장이 여의치 않은데 따른 것으로, 이 때문에 학생 수용을 둘러싼 안전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사고 지점을 제외한 본관동은 위험 요소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아찔한 붕괴 현장을 접한데다 정식 안전진단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전이 공식화되자 극심한 공포감을 호소하며 대체수용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안전진단에만 120일

시교육청은 공사가 진행 중인 북구 중산동 학교의 교사동과 기숙사동을 11월 4일까지 우선 준공해, 모두 153명의 재학생을 전원 이동시킨다는 방침이다. 해당 건물은 다음달 초부터 60일간의 진단을 우선 실시하고 준공후 검수과정도 거치게 된다. 전체 옹벽과 붕괴된 동아리동의 안전진단은 총120일이 소요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붕괴 지점과 철저히 격리해 학사일정을 진행하면서, 사후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시교육청 장용태 관리국장은 "한국시설안전공단은 본관동에 옹벽 붕괴에 따른 위험 전이 가능성이 없다는 가진단 결과를 내놓았다. 또 하중을 견디는 내하력이 크고 강도 높은 내진설계를 적용해 오히려 타 건물보다 튼튼하다"고 설명했다. 또 "기숙사 동은 문제가 되고 있는 성토(흙을 쌓음)지가 아니라 별도의 튼튼한 절토(흙을 깎음)지에 위치해 관련 사고와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장 국장은 "울산외고는 어떠한 대체 수용시설보다 특수목적고등학교의 학사일정을 수행하는데 적합하기 때문에 이전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장기적 학교이전론도 대두

학부모들의 반발은 거세다.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데다 학기 중 공사에 따른 불편까지 떠안야야 할 형편이라며 대체 수용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이 학교 학부모 A씨는 "아이가 붕괴 현장에 통학할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며 "학부모들은 당장 이전을 강행할 것이 아니라 우선 전체 건물의 준공이 끝날 때 만이라도 학생 수용을 미뤄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산중턱에 위치한 외고의 부지는 당초부터 학교부지로 적합하지 않았다"며 "장기적으로는 학교를 다시 건립하는 방안을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이 의욕적으로 설립한 지역 최초의 외고가 정식 개교 전부터 사고를 둘러싼 논란에 휩싸이면서, 학교부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찬모 울산시의원(울산시의회 특별조사위원장)은 "울산외고 사고는 현재 학교부지를 선정하는 과정이 안고 있는 문제가 표면화된 사례"라며 "학교 시설은 멀리내다보고 지어야하는 만큼, 부지선정의 초점을 '예산절감'에 두지 말고 '안전'쪽으로 전환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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