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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자! 통일소년단 / 조소정 지음
뭉치자! 통일소년단 / 조소정 지음

그날, 마을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 산다는 일의 허망함이 가슴을 비집고 들어와 똬리를 틀었다. 오전에는 평소 존경하던 박방희 선생님의 부고 소식을, 오후에는 노옥희 울산교육감의 부고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우짜노!" 안타까운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인의 명복을 빌며 기도를 바치는 것뿐이다. 
 삶과 죽음이 사람을 갈라놓는 일은 어쩔 수 없지만, 우리나라는 이데올로기 때문에 남한과 북한으로 갈라져 지낸 지 어느새 70여년이 되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입으로 부르기는 해도 실제로 통일을 염원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통일이란 단어가 아득히 먼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게 비단 나뿐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은 우리 민족의 숙원사업이고 꼭 해결해야 할 숙제다. 


 단비어린이 문학에서 나온 조소정의 '뭉치자! 통일소년단'이 오늘 소개할 책이다.
 주인공 장동기와 김동기는 탈북 엄마 아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장동기는 중국에서 태어났고, 김동기는 북한에서 태어나 중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왔다. 장동기와 김동기는 태어난 곳은 다르지만, 자유를 찾아 한국에 온 것이다. 두 아이가 성만 다를 뿐, 동기라는 같은 이름을 가졌다. 
 하지만 장동기와 김동기는 성격도 체형도 완전히 다르다. 
 꽃제비라 놀림을 받지만 친구들의 놀림에도 꿋꿋하고 당당하게 지내는 김동기와 탈북민인 것을 들킬까 두려움에 떠는 장동기. 
 축구를 잘하는 김동기를 통해 반 아이들은 조금씩 탈북민에 대한 호감을 갖게 되고, 회장 선거에 나가 회장으로 뽑혀 반을 이끌어가는 김동기를 통해 탈북민에 대한 선입견을 깨게 된다. 

최봄 아동문학가
최봄 아동문학가

 4학년, 장기자랑 대회를 준비하던 반 아이들은 방탄소년단의 춤을 선보이기로 하고 노래를 개사해서 통일소년단이라는 이름으로 나가게 된다.
 물론 그동안 투명 인간으로 지내고 싶었던 장동기도 김동기의 설득으로 통일소년단이 되어 장기자랑에 나간다. 책 제목처럼 그들은 뭉쳐서 학교를 벗어나 케이팝 스타 예선에 도전하는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언젠가 통일이 되는 그날이 오기를 소원하며 지은 이름 통일소년단의 이름으로.
 따뜻한 날씨 덕분에 12월인데도 넝쿨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겨울이 봄을 품고 있듯이 탈북민 아이들도 우리가 품고 함께 살아갈 존재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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