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의 촬영을 마치고 장시성(江西省, Jiangxi)에 있는 삼청산(三淸山)으로 갔다. 중국에서는 황산과 가까운 산이라고 소개하지만 263km 떨어져 있고, 차로 3시간이 걸리는 거리였다. 진사케이블카(金沙索道) 승강장에서 전혀 기다리지 않고 케이블카를 타고 산 위 승강장에 도착하니 내린 눈이 많이 남아 있었고, 운해가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안내 표지판에는 한글로도 병기되어 있었다. 북쪽으로 난 잔도(棧道)를 걸으며 삼청산과의 첫 만남은 시작되었다. 첩첩산중의 암벽에 선반처럼 콘크리트로 만든 잔도는 황산의 가파른 돌 계단과는 달리
황산 최고의 절경, 서해대협곡(西海大峽谷)오전 촬영을 마치고 호텔에 도착했다. 초췌해진 얼굴을 씻고, 이불 속에 긴 시간 추위에 떨었던 몸을 묻고 잠시 쉬었다. 그리고 점심식사 후 곧바로 촬영을 위해 다시 길을 나섰다. 새벽에 나갈 때부터 함께 촬영을 했던 중형필름 카메라 '노블렉스(NOBLEX) 프로 6/150 E'와 슬라이드 필름 '코닥(KODAK) E100'을 망설이다가 다시 챙겨 넣었다. 몸이 지치니 카메라 배낭은 천근만근이었다. 백아령 서쪽 광명정(光明頂, 해발 1,860m)에 오르는 길은 가파른 계단의 연속이었다. 광명정
언젠가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중국 황산(黃山)의 출사팀이 꾸려져 참가를 했다. 황산 현지의 일기예보를 계속 관찰하며 기온이 가장 추운 시기를 골라 미리 예약한 항공편까지 변경해서 1월 하순 황산으로 향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중국 난징(南京) 공항에 도착해 내륙 황산시로 이동해 호텔에서 1박을 했다. 다음 날 운곡사(云谷寺)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8인승 케이블카를 타고 백아령(白鵝領, 해발 1,667m)에 올라 황산에 입산을 했다. 이미 많은 눈이 내려 있었고 새로운 눈이 내리고 있었다. 묵직한 카메라 장비를 메고 눈이 쌓인 수많
눈이 거의 내리지 않는 울산에도 올 11월 중순 첫눈이 내렸다. 많이 쌓이지 않았고 햇살에 오래지 않아 녹았지만 그 눈이 반가웠다. 펑펑 쏟아지는 눈, 세상을 온통 하얗게 덮어버리는 설경이 새삼 그리웠다. 눈보라 속에서 매서운 강추위를 견디며, 설경 촬영을 위해 갖은 애를 다 썼던 지난 날들이 머리를 스쳐갔다. 이제는 체험할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 소중한 추억이었다. 내 가슴은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 설경에 이야기를 담아본다. 아아~! 백두산!우리 한민족의 영산(靈山), 백두산을 떠올리면 먼저 ‘아아~!’ 감탄사부터 나온다. 여러
들판에 벼가 익어가는 걸 보자 오래 전에 사진 촬영을 위해 가봤던 하동 평사리 들판이 떠올랐다. 그리고 30대에 읽었던 소설 ≪토지≫가 생각났다. 그러자 마음이 급해졌다. 누렇게 익은 벼가 베어지기 전에 그 황금빛 들판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먼저 위치가 높은 고소성에 올랐다가 높게 자란 나무가 들판을 가려서 다시 한산사(寒山寺) 언덕으로 내려왔다. 벼가 익어가는 평사리들(무딤이들)과 동정호, 부부 소나무, 섬진강, 평사리 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 장면들을 파노라마 사진으로 찍었다. 날씨가 맑은 다른 날, 3시간 산행하
동해안엔 750km의 걷기 여행길, ‘해파랑길’이 있다.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까지 총 52개 코스로 해변길, 숲길, 마을길 등을 연결하고 있다. 이 길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실시한 ‘2021년 걷기 여행 실태조사’ 결과 걷기 여행자가 선택한 걷기 여행길 중에서 ‘제주올레’에 이어 2위로 뽑혔다.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경주 양남면의 읍천항과 하서항 사이에 위치한 1.7km의 길로, 울산 북구 정자동과 경주 양남면을 잇는 14.1km의 해파랑길 10코스의 일부이다. 이 길은 주상절리의 다양한
반구대암각화에 이어 또 하나의 세계적인 유물, 울주천전리각석을 찾아 나섰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에 소재하며, 울주 대곡리 반구대암각화와 2.3km 떨어진 대곡천 중상류에 있는 글바위가 그것이다. 울산지역 최초의 국보이자 암각화 유적 최초의 국보를 떨리는 마음으로 마주했다. 동쪽으로 향한 너비 9.5m, 높이 2.7m의 큰 바위가 윗부분이 15도가량 앞으로 기울어져 있어 건너편 높은 바위 절벽 위로 떠오른 해가 바위를 비추는 오전의 짧은 시간에만 바위 밑부분의 가는 선 그림(세선화)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하루 중 대부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을 포함한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가 ‘한양의 수도성곽’과 함께 문화재청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으로 선정되었다는 기사를 우연히 접했다. 문득 8년 전 한번 가보고 잊고 있었던 반구대암각화를 다시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날씨가 맑은 날 오후에 카메라를 챙겨 그곳으로 달려갔다. 오후 4시경이 되어 암각화가 새겨진 바위에 햇빛이 비치자 잘 보이지 않던 그림들이 고배율의 망원경으로 보자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600mm 망원렌즈로 암각화가 그려진 암면의 사진을 찍었다. 그 뒤 암각화 건너편 물가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걸 보고 불현듯 그 섬에 가고 싶었다. 오래 전 사진 촬영하러 갔을 때 보았던 아름다운 풍경이 떠올랐고,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있어 내 마음은 한달음에 그곳으로 달려 가고 있었다. 바로 경남 통영의 남쪽에 있는 소매물도·등대섬이었다.이곳의 큰 매력은 소매물도와 등대섬 사이의 바닷길이 하루 두 번씩 열릴 때 드러나는 몽돌밭을 건너 오가는 것이다. 가는 날은 아침 일찍과 늦은 오후에 바다가 열려서 등대섬까지 갔다 오면 뭍으로 나가는 마지막 배를 탈 수 있는 시간을 맞출 수가 없었다. 굳이 물때를 맞춰 날짜
두루미의 낙원, 쿠시로(釧路)!쿠시로는 두루미와 사슴, 여우 등 야생동물이 풍부한 생태도시이다. 겨울이면 두루미(鶴) 사진을 찍기 위해 전 세계의 사진가들이 모여든다. 이곳에서는 여러 장소에서 두루미 중 특히 단정학(丹頂鶴)을 쉽게 볼 수 있다. 두루미는 원래 철새이지만 홋카이도에서는 먹이를 주며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고 또한 쿠시로습원국립공원(釧路湿原國立公園)과 같은 두루미들이 생장하기 좋은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겨울이 지나도 시베리아 등지로 돌아가지 않고 남아있는 텃새가 되었다. 두루미는 멸종위기동물로 우리나라와 일본 모두
코로나로 인해 닫혔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사진가 일행과 함께 일본 속의 또 다른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로 올해 2월에 7박 8일 일정으로 사진 여행을 떠났다.홋카이도(北海道)는 일본 열도의 최북단에 위치한 본슈(本州) 다음으로 큰 섬으로 일본 열도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의 섬 중에서는 아일랜드에 이어 21번째 규모이며 남한의 83%에 해당한다. 전체 인구는 약 530만 명이고 도청 소재지인 삿포로에 약 196만 명이 살고 있다. 또한 전체 면적의 70%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사계절 경관이 뛰어나다. 눈의 고장답게
2005년 APEC정상회의 기념행사의 하나로 시작된 부산불꽃축제가 올해로 17회를 맞아 70여만 명이 모인 가운데 지난 12월 17일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광안리해수욕장과 광안대교의 야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불꽃쇼는 해를 거듭할수록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부산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2년간 개최되지 않다가 11월 5일 개최 예정이었으나 이태원 사고 애도기간이라 연기되었다가 올해는 겨울축제로 탄생했다. 그 불꽃 사진을 찍기 위해 길을 나섰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최적의 장소를 찾는 것은 필수이다
경주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불국사와 석굴암 등 신라의 문화재나 유물뿐 아니라 또 다른 세계문화유산이 있다. 바로 경주 시내에서 포항으로 가면서 만나게 되는 양동마을이다. 매표소를 지나면 1909년에 개교된 양동초등학교와 100년이 넘은 구멍가게인 ‘양동점방’을 만나게된다. 그리고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듯 기와집과 초가집들이 눈에 들어온다. 마을의 일부분만 보이는 것이고, 보이지 않는 골짜기에 종가의 고택과 정자, 서당, 초가들이 숨겨져 있다. 양동마을은 경주(월성) 손씨와 여주(여강) 이씨의 집성촌(集姓村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이 계절에 최적의 여행지로는 영남알프스가 아닐까 싶다. 영남알프스는 울주군, 밀양시, 양산시, 청도군, 경주시에 걸쳐 해발 1,000m 이상의 9개의 산군으로 이루어진 수려한 산세와 풍광이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만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가지산(1,241m), 간월산(1,069m), 신불산(1,159m), 영축산(1,081m), 천황산(1,189m), 재약산(1,108m), 운문산(1,188m), 문복산(1,015m) 등이며, 그 중에서 가지산, 신불산, 재약산(천황산 포함), 운문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남한
세종대왕의 흔적을 찾아서2007년 한글날을 앞두고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만년필 제조회사 SAILOR에서 을 99 자루 한정판으로 만들어 판매한 적이 있었다. 뚜껑에 훈민정음 자모 28자, 몸통에 훈민정음 언해 서문이 각인돼 있는 그 만년필을 사서 보관 중이었는데 문득 그 만년필이 생각나서 꺼내 파란색 잉크를 넣고 한글, 한자(漢字), 영어, 일본어를 두루 써보았다. 사각사각 쓰여지는 기분 좋은 촉감을 느끼며 새삼 한글에 눈길이 갔고 만약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문자를 쓰고 있을까 하
계절은 언제나 정직해서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찾아왔다. 들녘에도 가을빛이 물들었다. 특히 다랑이논은 곡선과 황금빛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유난히 눈길을 끈다. 다랑이논은 비탈진 경사지에 만든 계단식 논을 말한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풍경이지만 그 논을 만든 과정을 생각하면 달리 보이게 된다.송기숙의 소설, 녹두장군 제5권 ‘하늘배미’ 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지리산 피아골에 들어서 나눈대화에서 가난한 자들의 땅에 대한 간절함과 작은 논 하나를 만들기 위한 눈물겨운 과정을 엿볼 수 있다. ‘5평짜리 논배미 하나 만들려고 5백짐의 돌로 석
방송에서 지난 6월 21일 6·25전쟁에 참전한 故 존 로버트 코미어 캐나다 참정용사의 유해가 국내로 봉환되어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사후 안장되었다는 보도를 접했다. 2015년 5월, 프랑스 참전용사 레몽 베르나르 씨가 처음 사후 안장된 이후 14번째였다. 어린 나이에 낯선 나라에서 매일 죽음의 공포 속에서 처절한 전쟁을 치르고도 죽어서 다시 이 땅에 묻히기를 희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의문을 품고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은 그날은 마침 갓 소위로 임관한 남녀 장교가 견학을 온 날이라 함께 추모관에서 6·25전쟁과 유엔기념공원의 역사에
백령도의 해변에서 아침녘에 만난 어느 어머니의 뒷모습이다. 이 사진에 무슨 얘기를 더 할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을 했다. 백령도는 인근 바다에 NLL(북방한계선)이 그어져 있고 많은 해변에는 용치가 설치되어 있다. 용치(龍齒)란 적선의 상륙을 막으려고 설치한 용 이빨 모양의 날카로운 쇠말뚝이다. 이 사진에도 해무가 끼어 있고 용치가 우뚝 서있는 해변을 이 어머니는 걸어가고 있다.
백령도는 일기예보에 빠지지 않고,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곳이지만 여전히 낯설고 먼 이름이다. 백령도는 서해 5도(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 중 가장 큰, 우리나라에서 8번째로 넓은 섬이다. 인천에서 뱃길로 228km 떨어져 있고, 배로 4시간이 걸리는 서해 최북단의 섬이다. 북한의 황해도 장산곶과는 불과 17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북한과의 거리가 남한보다 13배 이상 가깝다. 원래 곡도(鵠島)라 불리다가 따오기가 흰 날개를 펼친 모습처럼 생겼다고 하여 백령도(白翎島)라 불린다. 남북 분단 이전에는 황해도 장연군
5월이 되면 높은 산에서 철쭉이 피어나 산천을 붉게 물들인다. 수많은 철쭉 군락지가 있으나 황매산, 지리산 바래봉, 소백산이 우리나라 3대 철쭉 명산으로 손꼽힌다. 황매산은 합천 쪽으로 가면 철쭉 군락지까지 차로 갈 수 있어 누구나 쉽게 갈 수 있고, 산청 쪽으로 가면 적당한 산행과 함께 철쭉을 즐길 수 있다. 여러 장소에서 철쭉 군락을 볼 수 있고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특히 인기가 높다. 가을에는 억새도 볼 만하다. 지리산 바래봉은 남원시 용산마을 주차장에서 출발해 정상에 올랐다가 팔랑치와 부운치 고개를 거쳐 오면 철쭉 터널도 지